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시한 대(對)이라크 결의안을 이번주 안에 다시 수정해 제출키로 함에 따라 이르면 이번주 후반에는 표결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도 새 유엔 결의는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종전 입장에서 벗어나 순전히 미국의 전쟁구실을 위한 결의가 아니라면 수용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다소 완화된 입장을 밝혀 유엔의 이라크 무기사찰이 성사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그러나 일부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반대는 여전한데다 미국은 안보리 결의 통과와 함께 전쟁준비를 병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이라크 문제의 평화적 해결전망은불투명하다. 리처드 바우처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4일 "수정된 대이라크 결의안을 매우 이른 시일 내에 안보리에 제출하겠다"고 말했으며 그것이 이번주를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바우처 대변인은 "우리는 강력한 결의가 필요하며 그 동안 자행된 이라크의 의무 위반과 강력한 사찰, 이라크의 재위반시 심각한 결과 등에 대해 분명한 언급이 있어야 한다는데 일반적인 합의가 형성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의 이와 같은 발언은 그 동안 미국이 새 유엔 결의안의 핵심이 돼야 한다고 주장해온 이라크의 "중대한 위반"과 이라크가 무장해제를 거부할 경우 직면하게 될 "심각한 결과" 등 본질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양보하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바우처 대변인은 결의안 표결 일정에 대해서는 "우리가 수정된 결의안을 제출한 직후 표결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다른 안보리 이사국들의 특별한 반대가 없는 한 5일 미국의 중간선거가 끝난 직후, 즉 이번주 후반에는 새 이라크 결의안에 대한 표결이 실시될 전망이다. 한편 후세인 대통령은 오스트리아 극우정치인 외르크 하이더 전 자유당수와 만난 자리에서 "이라크는 유엔 결의가 발표된 후 어떻게 대처할 지를 검토하게 된다"고 말한 것으로 이라크 국영 TV가 전했다. 후세인 대통령은 지금까지는 유엔의 새 대이라크 결의는 미국의 전쟁구실에 불과하다면서 종전 유엔 결의에 따른 무기사찰만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후세인 대통령은 "미국의 압력과 회유, 위협으로 이라크의 이익과 안보, 독립에 반하는 결정이 내려질 때는 우리는 우리 국민과 국익, 안보를 지키겠다"고 밝혔다. 유엔 안보리의 논의가 점점 타결에 근접해가고 있다는 미국과 영국 관리들의 설명과는 달리 러시아의 알렉상드르 야코벤코 외무부 대변인은 새 유엔 결의가 필요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야코벤코 대변인은 "이라크의 조건없는 유엔 무기사찰 허용과 사찰활동에 관한 협의과정에서 보여준 이라크의 유연한 입장을 감안할 때 새 결의가 필요한 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프랑스와 러시아 등 미ㆍ영의 입장에 동조하지 않는 나머지 안보리 상임이사국들도 당초 입장을 철회했다는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미국 관리들은 이 국가들이 최소한 거부권은 행사하지 않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미국은 막바지에 이른 안보리 결의안 통과를 위한 노력과 함께 전쟁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매우 이른 시일 내에" 예비군과 주방위군에 동원령이 내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 항공모함 컨스털레이션호(號)가 걸프해역으로 발진한데 이어 항공모함 크기에 필적하는 초대형 수송선 두척도 중동지역으로 향해 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미국 국방부가 라마단이 끝나는 다음달 5일 이전에 무기사찰을 방해하는 사태가 발생할 경우 즉각 이라크를 공격하기 위해 12월 중순까지는 전쟁준비를 완료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