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주에서는 운전 중 휴대폰을 손으로 들고 사용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 미국 50개주 중 법으로 금지한 유일한 주이다. 작년 11월1일 법이 시행된 이후 지금까지 약 4만장의 '위반 티켓'이 발부됐다. 인근 뉴저지나 코네티컷주에서 차를 몰고 뉴욕주로 들어갈 때면 휴대폰에 각별히 신경써야 할 정도다. 뉴욕주가 그 동안 운전자들을 상대로 벌인 '제1차 휴대폰 전쟁'의 목적은 시민 안전이다. 이제 뉴욕시는 '제2차 휴대폰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2차전'의 목적은 에티켓.브로드웨이의 뮤지컬극장이나 예술갤러리 콘서트홀 도서관 등 공공장소에서 휴대폰 소리가 울릴 경우 '티켓'을 발부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시의회에서 50달러의 벌금을 부과하는 안을 마련중이다. 법안을 상정한 필립 리드 의원은 "공연장측에 벌금티켓을 발부할 수 있는 권한을 위임하면 경찰인력을 추가배치해야 하는 문제가 없어 별도 경비가 들지 않는다"며 "법이 통과되면 공공장소에서 큰소리로 휴대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죄의식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시민들의 견해는 찬반으로 나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공연장에서 울리는 휴대폰 소음에 고통을 겪고 있지만,벌칙금을 부과하는 것은 좀 지나친 게 아니냐는 생각들이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배우인 케빈 브루어씨(31)는 "공연 중 휴대폰 소리가 나면 리듬이 깨져버린다"면서도 "법보다는 시민의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게 좋다"며 법제화에는 반대한다. 논란이 불거지자 일각에서는 아예 운전 중 사용금지 조항도 재검토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손에 휴대폰을 들었다고 운전에 지장을 준다는 분명한 근거가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 올해 미국 31개주가 뉴욕주처럼 운전 중 사용금지법안을 추진했으나 한곳도 통과되지 못했다. 플로리다와 미시시피주는 오히려 지방정부들이 휴대폰 운전을 규제하지 못하도록 명문화하기도 했다. 뉴욕시의 '제2차 휴대폰 전쟁'이 어떤 결론을 맺을지 아직 불투명하다. 하지만 휴대폰 사용자가 1억3천5백만명에 달하는 미국사회에서 이제 '에티켓'문제가 논쟁의 중심에 올랐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