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 시인과 관련, 입으로는 거친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94년 제네바협정에 따라 제공하는 중유선적을 중단하지는 않고 있다. 미국 관리들은 중유선적을 갑자기 중단하면 북한당국으로 하여금 협정의 다른부분도 파기토록 촉발, 한반도에 전면적인 위기를 몰고 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북한 관리들은 한달전 평양을 방문한 미국 외교관에게 핵무기를 개발하기 위한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고 시인했다. 이는 94년 미.북협정에 위배되는 것이다. 부시 행정부는 그같은 프로그램을 "즉각적이고 가시적으로" 폐기하라고 요구하는 한편 한국, 중국, 일본은 물론 다른 주요 국가들과 북한에 압력을 가하는 방안을협의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그러나 94년 협정에 따라 미국이 북한에 제공키로 한 연간 50만t의 중유공급을 중단하는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미국 정부는 원유선적을 중단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국가안보에 중요한 것으로 간주되는 이 협정의 합의사항을 유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94년 협정에 따라 국제원자력에너지기구(IAEA)가 북한의 플루토늄자원에 대한 감독을 계속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CIA는 북한이 IAEA의 통제를 피해 적어도 한개의 핵무기를 개발하는데 플루토늄을 사용한 것으로 믿고 있다. 북한은 IAEA 사찰단을 쫓아내면 더 많은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게 된다. 일부 관리들은 미국이 중유공급을 중단하면 북한은 이를 도발로 간주, IAEA로부터 플루토늄 통제권을 빼앗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반면 다른 관리들은 북한이 미국의 공격적인 대응조치를 우려해 그같은 행동을취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무부의 한국 및 무기전문가였던 로버트 아인혼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있다"면서 미국 정부는 내달로 예정된 중유선적을 예정대로 할지 여부를 결정해야하는 어려운 선택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우려는 역시 내달 실시될 한국의 대통령 선거에 미칠 영향이다. 퇴임하는 김대중 대통령은 對北포용정책이 최대한 유지되기를 희망하고 있으며선거전에 북한과의 충돌을 원하지 않고 있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이달 하순 한국을 방문해 이 문제들을 협의할 계획이다. (워싱턴 AP=연합뉴스) lh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