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사담 후세인 정권과 테러단체 지원 혐의로 미국의 거대 담배회사 R.J.레이놀즈를 뉴욕 연방법원에 제소한 사실이 31일 확인됐다. EU는 뉴욕 브루클린 연방법원에 30일 제출한 소장에서 R.J. 레이놀즈는 국제적인 담배밀수체계의 일환으로 이라크와 사업을 벌였으며 그 결과 5개 EU 회원국들이지난 10여년간 수십억달러에 이르는 세수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R.J.레이놀즈는 브루클린 연방법원에 제기된 이 소송은 "완전히 터무니 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EU는 R.J.레이놀즈 경영진들이 이탈리아, 러시아, 콜롬비아의 범죄조직을 통해담배를 밀거래했으며 뉴욕 은행들을 통해 조직적으로 `돈세탁'을 했다고 주장했다. EU는 그동안 R.J.레이놀즈 등 미국 담배회사들이 중동이나 동구권 국가를 통해담배를 유럽에 밀반입해 유럽 각국 세수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며 수차례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으나 미국 법원은 `외국의 세금 문제에 대해서는 재판권이 없다'며 기각한 바 있다. EU는 그러나 이번 소송에서는 뉴욕 은행들에서의 돈세탁 혐의와 테러지원 혐의를 추가했다. 이에 대해 R.J.레이놀즈는 "우리는 합법적이고 책임있는 방법으로 사업을 하고있다"며 "우리가 돈세탁이나 범죄조직과 공모 등 각종 불법행위에 관련이 있다는 어떠한 주장도 완전히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EU는 미국 담배회사들이 이라크와 동유럽 등에 의도적으로 담배를 과잉공급함으로써 잉여분이 EU 회원국으로 밀반입될 수 밖에 없도록 했다는 주장을 펴 왔다. (뉴욕 AP=연합뉴스) l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