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고시바 마사토시(小柴昌俊)도쿄(東京)대학 명예교수는 31일 교사와 학생간의 솔직한 의견교환이 미국을 과학선진국으로 이끌었다고 지적하고 일본의 교육풍토에서는 이런 의견교환이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고시바 교수는 일본 학계는 미국에서 처럼 학생이 선생의 잘못을 바로 잡아주도록 장려해야 한다면서 교실에서 의견교환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 일본 과학자들이 노벨상을 타지 못한 이유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도쿄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학원 공부를 하기 위해 미국에 가보니 노벨상을 받은 저명한 교수라도 실수를 하면 학부학생이라도 일어서서 잘못을 지적하고 바로 잡아주는 것이 당연하고 옳은 일로 간주되더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일본에 돌아와 보니 "저명한 교수가 실수를 하더라도 누구도 그에 관해말하지 않는 분위기"라는 것. 일본은 올해 고시바 교수가 물리학, 학사출신 회사원인 다나카 고이치(田中耕一)씨가 화학상을 받는 등 과학분야에서 2명의 노벨상 수장자를 배출했지만 과학분야의역대 일본인 노벨상 수상자는 통틀어 8명에 불과하다. 이에 비해 미국은 1980년 이후에만도 화학과 물리학에서 59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노벨상위원회는 고시바 교수와 2명의 미국인 과학자를 천체물리학에서 선구적업적을 이룩한 공로로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고시바 교수는 젊은 시절 과학자로 성공할 것 같지 않은 인물이었다. 그는 고교시절 자주 학교를 빼먹었으며 도쿄대학 물리학과를 꼴찌로 졸업했다. 뉴욕 로체스터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고시바 교수는 그러나 대학시절 공부를 못했던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듯 형편없는 대학시절 성적표를 기꺼이 보여주곤한다. 고시바 교수는 노벨상을 받은 직후 "성적이 나쁜 사람도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며 점수가 좋다고 쉬어서도 안된다"면서 "중요한 것은 자신의 분야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시바 교수는 그러나 일본 학생들이 선생의 잘못을 지적하기가 전보다 쉬워지고 기초과학에 대한 지원이 느는 등 일본학계도 사정이 좋아지고 있다면서 "언제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또다른 노벨물리학상 수상자가 곧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쿄 AP=연합뉴스) lh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