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와 사우디 아라비아를 연결하는 아라르국경 통로가 19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폐쇄된지 12년만에 재개됐다. 이라크는 바그다드 국제 무역박람회 개막을 하루 앞둔 31일 사우디와 이라크를잇는 아라르 국경 통로를 재개통했다. 바그다드 남서쪽 340km 떨어진 아라르 통로는 걸프전 이전만 해도 양국간 주요교역로였다. 그러나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직후 폐쇄된뒤 지난 12년간 사우디의메카 성지를 찾는 이라크 순례객들에게만 통과가 허용돼왔다. 아라르 통로 재개 첫날 바그다드 국제 무역박람회에 참가하는 사우디 관리들과상공인 등 100여명이 국경을 통과해 이라크에 입국했다. 양국이 외교관계를 단절한이후 이라크를 찾는 최대 규모의 사우디 사절단이다. 모하메드 살레 이라크 무역장관은 "국경 통로 재개는 사우디와 통상관계를 확대 강화하기 위한 발전적 조치"라며환영했다. 양국은 아직 외교관계를 정상화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사우디는 유엔의 `식량-석유 프로그램'에 따라 요르단을 경유해 이라크에 식용유와 비누, 분유 등 인도적품목을 공급하고 있다. 아라르 국경통로가 재개됨에 따라 사우디는 요르단을 거치지않고 이라크에 직접 수출이 가능해졌다. 사우디 상공회의소 자료에 따르면 올해 사우디 기업들의 대이라크 수출 계약은1억2천만달러에 이른다. 사우디는 지난해 이라크에 2억9천만달러 상당을 수출했다.양국간 교역 규모는 올해 1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아라르 통로 재개는 미국의 군사공격 위협에 처한 이라크와 과거 우호국이었던사우디의 관계 개선 신호로 풀이된다. 사우디는 걸프전 당시 미국에 군사기지를 제공했다. 사우디는 이번에도 미국으로부터 대이라크전에 필요한 기지 제공을 요구받고 있다. 이라크는 사우디가 다시는 미국에 군사기지를 제공하지 않기를 기대하고 있다.사우디는 공식적으로는 기지 제공의사가 없음을 밝히면서 이라크에 대해선 유엔사찰단을 수용해 위기를 해소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양국은 지난 3월 베이루트에서 열린아랍정상회담을 계기로 본격적인 화해의 길로 들어섰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