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특수부대가 모스크바 극장 인질극에 대한 진압작전을 펼치며 사용한 정체불명의 가스는 마취제의 일종인 '펜타닐'과 '할로세인'의 혼합물로 30일 밝혀졌다. 이 마취제는 수술시 개별적으로 사용되거나 또는 복잡한 심장병 수술시 때때로 함께 투여되는 등 연관성을 지닌 물질이다. 그러나 이 마취제를 과도하게 흡입하면간 손상, 폐 발작, 구토, 무기력증 그리고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이번 인질 구출작전은 펜타닐과 할로세인이 결합하면 강력한 효능을 발휘한다는 점을 십분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즉 펜타닐이 먼저 인질과 인질범의 뇌를 정지시키면 할로세인이 이들을 무의식 상태에 빠지게끔 만들기 때문이다. 모르핀보다 수백배 이상 효능이 우수한 마약성 진통제 일종인 펜타닐은 지난 1968년 정맥 마취제로서 병원에 처음 도입됐으며 현재 심장병 등 어려운 수술에 애용된다. 펜타닐은 또 암환자를 위한 강력한 진통제로 쓰이며 암흑가에서는 마약 대용으로 유통되기도 한다. 그러나 펜타닐은 과도하게 흡입하면 모스크바 극장의 인질들에게 나타났던 것처럼 호흡이 멈추고 혼수상태에 빠지게 된다. 특히 펜타닐은 효력이 빨리 사라지므로 장시간 지속하는 대체물질이 추가로 필요하다. 할로세인은 이에 적합한 물질이지만 과다 흡입시 간이 상하고 호흡기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그러나 펜타닐과 할로세인은 화물화학무기금지협정(CWC)이 치안 및 폭동 진압을 위해 허용한 비살상화학물질에 포함돼있어 이번 모스크바 인질극에서 투입됐던 것으로 보인다. 앞서 러시아 특수부대는 지난 26일 인질극이 벌어지고 있던 모스크바`돔 꿀뜨르이' 극장에 펜타닐과 할로세인의 혼합물을 살포하면서 진압작전을 벌여 인질 119명이 사망했다. (파리 AFP=연합뉴스)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