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당국의 모스크바 돔 꿀뜨르이 극장 인질극 진압과정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28일 미국과 영국은 러시아의 대처방식을 옹호한 반면, 독일은 체첸 문제를 내달 유럽연합(EU) 정상회담 의제로 올려 적극 다뤄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애리 플라이셔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일은 비극"이라면서 "러시아 정부와러시아 국민은 이번 비극의 희생자들"이라고 말했다. 특히 리처드 바우처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 모두는체첸 반군들에 의해 초래된 것이라면서 러시아 정부를 옹호했다. 바우처 대변인은 "러시아 정부는 이 잔인한 테러행위로 어려운 딜레마에 직면했었다"면서 "무장 테러리스트들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을 벗어나는 다른 쉬운 길은 없었다"고 러시아 정부가 밝히고 있는 조기 강경진압의불가피성에 공감을 표시했다. 알렉산더 버쉬보우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는 이날 러시아 ORT 방송을 통해 발표한 공식 성명을 통해 이번 인질극으로 슬픔에 잠긴 러시아 국민에 대한 미국민의 애도의 뜻을 전했다. 미국과 함께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난하는 것을 삼갔다. 블레어 총리는 모스크바 극장 인질극, 발리 폭탄테러, 요르단에서의 미국 외교관 피살 등은 새로운 종류의 "공포스러운" 테러리즘의 일부라고 지적했다. 그는 "유일한 해답은 안보, 정보, 치안으로 이를 패배시켜야할 뿐만 아니라 특히 아랍세계 내부에서 이슬람이 극단주의 목적을 위해 왜곡되는 점을 인식하고 논의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과 영국의 이런 입장과는 달리 독일은 그간 러시아가 자국의 내부문제라고 주장해온 체첸 분쟁을 내달 열릴 예정인 EU-러시아 정상회담에서 의제로다뤄야한고 주장했다. 독일 외무무 대변인은 "체첸 문제를 포함해 핵심 주제들이 의제로 될 가능성이있기 때문에 (내달 EU) 정상회담에 러시아가 참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외무부 대변인은 덴마크 정부가 러시아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날 이틀일정의 `체첸인 국제 회의' 개최를 허용한 데 대해 환영하면서 "독일 역시 이같은회의를 취소하는 것이 가능하지도 옳지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하비에르 솔라나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정치적 해결이 체첸 분쟁을 해결하는유일한 방법이며, 이번 인질극 사태 이후에도 이같은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넬슨 만델라 전(前)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은 "어떤 정부도 해서는 안되는 일을 하는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압력을 받아서는 안된다"며 푸틴 대통령의 체첸반군과의 협상 거부 방침에 암묵적인 지지를 보냈다. (워싱턴.파리 AP.AFP=연합뉴스)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