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첸 반군은 28일 체첸 전쟁을 끝내기 위한 전제조건 없는 평화 회담을 러시아에 제의했으나 러시아는 테러분자들과는 대화할 수 없다며 이를 일축했다. 아슬란 마스하도프 체첸 반군 대통령의 아흐메드 자카예프 특사는 코펜하겐에서개막된 세계체첸인대회에서 "아무 전제 조건 없이 평화 협상에 돌입할 것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축구하며 우리의 협상 용의를 천명한다"고 말하고 "어떠한 군사적 해결책도 없으며 오직 정치적 해결책이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협상 제의는 체첸 분리주의자 50여명이 모스크바의 한 극장에서 사흘 동안 벌인 인질극으로 110여명의 희생자를 내며 진압된 지 불과 며칠만에 나온 것으로러시아는 1999년10월 체첸에서 대규모 반군 진압 작전에 돌입한 이래 마스하도프 대통령과의 대화를 일체 배제해 왔다. 마스하도프 대통령은 AFP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모스크바 인질극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하고 그러나 푸틴 대통령이 평화적 해결을 모색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모스크바 유혈 인질극과 같은 공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 공보부는 그러나 모스크바 인질극과 무관하다는 마스하도프 대통령의 주장은 `뻔뻔스러운 거짓말'이라고 몰아 붙이고 "모스크바 인질 사태가 벌어진 마당에그러한 테러 행위에서의 역할이 너무나 명백한 사람들과 무엇이 논의될 수 있겠는가"라며 협상을 거부했다. 덴마크 외교부는 `알려진' 테러분자가 세계체첸인대회에 참석하고 있다는 러시아의 주장을 조사하고 있다며 러시아에 대해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하고"그러한 인물들이 대회에 참석하고 있다고 믿을 근거가 있다면 즉각 이들을 체포해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EU)의 순번 의장국인 전날 언론과 집회의 자유를 들어 세계체첸인대회를 불허하라는 러시아의 압력을 일축했으며 오는 11월11일로 예정된 EU-러시아 정상회담 장소를 브뤼셸로 옮기고 11월12일의 덴마크-러시아 정상회담도 취소했다. 체첸 전쟁 종식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해외 거주 체첸인협회와 덴마크집단학살연구소의 공동 주최로 이틀 동안 열리는 세계체첸인대회에는 체첸인과 러시아의 인권운동가 및 러시아를 비롯한 유럽 각국의 의원 등 100여명이 참석하고 있다. 로마노 프로디 EU 집행위원장은 "덴마크 정부는 덴마크 헌법을 준수하는 것 이외의 다른 대안이 없었다"며 덴마크 정부의 조치를 두둔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그러나 이날 성명을 통해 세계체첸인대회가 "체첸 테러분자와공범 및 알 카에다 파트너들에 의해 조직되고 재정 지원을 받고 있다"며 "이들이 모스크바에서 발생한 끔찍한 테러행위의 배후임은 이제 아주 명백해졌다"고 주장했다. (코펜하겐 AFP.dpa=연합뉴스)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