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 소재 돔 꿀뜨르이극장의 인질구출 작전에 사용된 괴(怪)가스에 대한 논란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국제 화학무기 감시 기구가 28일 이에 대한 조사 가능성을 시사했다. 네덜란드에 본부를 둔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의 한 관리는 이날 AP통신과의회견에서 러시아 정부가 사용한 가스가 화학무기에 관한 국제 협약하에 금지된 물질일 가능성이 있음을 회원국이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일부 회원국이 29일 중에이 괴가스에 대한 러시아측의 해명을 모색하도록 요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 관리는 그러나 어느 나라가 이런 요청을 할 것인지에 관해서는 밝히길 거부했다. OPCW는 독성물질의 생산과 사용에 대한 금지 조약을 감시하는 기구로 1997년 설립됐으며, 147개 회원국은 특정 회원국에 대한 '수하 검증(challenge inspection:협약 이행을 강제하기 위해 각 당사국이 모든 협약 당사국의 시설에 대한 검색을 허용하는 제도)'을 OPCW 에 요청할 수 있다. OPCW는 그러나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수하검증 제도를 사용하지 않았다. 피터 카이저 OPCW 대변인은 "OPCW는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 정확히 무슨 일이일어났는지 파악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면서 조사를 요청한 회원국은 아직 없다고밝혔다. 한편 모스크바 소재 미국 대사관은 러시아측이 함구하고 있는 화학 물질이 모르핀에 가까운 아편제라고 결론지었다고 미국 국방부 관리들이 이날 전했다. 아편제는고통을 없애고 감각을 무디게 할뿐만 아니라 호흡과 혈액 순환을 억제함으로써 혼수상태나 사망을 초래할 수 있는 물질이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미국도 다른 나라들처럼 모스크바 극장에사용한 가스를 밝히도록 러시아측에 요청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암스테르담.워싱턴.파리 AP.AFP=연합뉴스)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