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이하 현지시간) 실시된 브라질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중도좌파인 브라질 노동당(PT)의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56) 후보가 집권 연립여당중 하나인 브라질 사회민주당(PSDB)의 조제 세하(60) 후보에게 압승을 거두면서 임기 4년의 새 대통령에 당선했다. 개표작업이 95% 가량 진행된 가운데 브라질 최고선거법원이 이날밤 발표한 중간개표 결과에 따르면 `룰라' 후보는 전체 유효투표수의 61.5%, 세하 후보는 38.5%를 각각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룰라 후보는 나머지 개표결과에 관계없이 대통령 당선이 확정됐으며, 내년 1월 취임한다. 룰라 후보는 당선이 확정된 후 첫 공식 성명을 통해 국제적인 임무를 존중하고 반(反) 인플레이션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 약속을 재차 피력했다. 룰라 후보는 상파울루 중심가에 마련된 거대한 연단에서 "평화의 세계를 건설하기 위해 이 미주 대륙에서 브라질이 훌륭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믿는다는 점을 국제사회에 밝힌다"고말했다. 룰라 후보는 이어 경영진을 비롯해 노조 운동가들, 일반 시민들 모두 더 올바른 브라질 사회를 건설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하 후보는 패배를 인정하면서 룰라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최고의 대통령으로 기록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룰라 후보도 "당신은 매우 훌륭한 경쟁자였다"고 응답하면서 재정 및 통화안정을 이룩해나갈 것을 약속했다고 글로보뉴스가 전했다. 룰라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룰라 후보의 당선을 축하하는 등 외국 정상들의 축하가 잇따랐다. 이날 투표 마감 직후 발표된 출구조사 결과에서도 룰라 후보가 63%, 세하 후보가 37% 가량 지지율을 얻은 것으로 조사돼 룰라의 당선을 예고했다.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좌파인 룰라 후보는 1986년 연방 하원의원을 거쳐 1989, 1994, 1998년 등 3차례 연속 대권에 도전했으나 그 때마다 실패했으며, '3전4기'끝에 성공했다. 룰라 후보는 국내외 투자가들과 중산층의 불안을 감안해 페르난도 엥히키 카르도주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대부분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공약해 중산층 등 기득권층일부를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한편 룰라 후보를 지지했던 유권자들은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마자 상파울루의 파울리스타 대로와 리우데자네이루의 코파카파나 해변 등 주요 도시의 거리로 뛰쳐나와 `룰라'를 외치며 축제분위기에 들떠있다. 유권자들은 "룰라만이 높은 실업률과 빈부격차, 생계난 등을 해결할 수 있다"며 "그가 서민들을 위해 좋은 정책을 펼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4명의 후보가 출마한 가운데 지난 6일 실시된 대선 1차투표에서는 룰라 후보가 46.5%의 득표율로 1위를 기록했으나 과반수 득표에 실패, 차점자인 세하 후보와 함께 결선에 진출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성기준 특파원 bigp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