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26일 유엔의 결의가 없어도 독자적으로 동맹을 결성해 이라크 문제에 대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멕시코 로스 카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 참석중인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날 "만일 유엔이 그(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가 책임을 다하도록 하는 결의안, (책임을 다하지 않을 경우)결과가 있는 결의안을 통과시키지 않는다면" 독자적으로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수차례 말했듯이 만일 유엔이 행동하지 않고 사담 후세인이 무장해제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를 무장해제시키기 위해 동맹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뒤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강력한 이라크 결의안이유엔에서 채택될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파월 장관은 "우리가 해결책에 가까이 접근하고 있다고 말하지 않겠다"면서 "왜냐하면 해결책이 우리를 피해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우리(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들)가 몇몇 중요한 문제들에대한 이견을 성공적으로 좁혔다고 본다"면서 "만일 앞으로 며칠내에 이 중요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으면 우리가 강력한 결의를 얻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빈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과 회담한 뒤 "우리는 세계를 평화롭게 유지하는 방법, 사람들이 책임을 다하게 하는 방법, 유엔을 효과적인 기구로 만드는 방법등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폭스 대통령은 회담후 유엔이 이라크 관련 교착상태를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으나 부시의 강력한 결의안을 지지한다는 시사는 하지 않았다. 한편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이에앞서 멕시코로 향하는 공군 1호기 내에서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대통령이 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군사적행동을 포함한 결과를 천명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라는 요구를 단호히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플라이셔 대변인은 또 "유엔이 후세인의 위협이라는 도전에 대처하지 못할 가능성은 아무도 배제하지 않았다"면서 유엔지원없이 이라크 문제에 대처하는 것이 얼마나 어렵느냐는 질문에 "별로 어렵지 않다"고 대답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대영 특파원 k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