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특수부대가 26일 아침(현지시간) 체첸 반군인질범들이 700여명의 인질들을 잡고 있던 모스크바 시내 극장에 전격 진입, 상황을완전히 장악하고 인질을 전원 석방했다. 인질극을 주도한 체첸 반군 지도자 아르비 바라예프의 조카인 모프사르 바라예프는 진압작전 도중 현장에서 사살됐다고 러시아 관리가 밝혔다. 약 50명 정도로 추정되는 인질범 중 상당수는 특수부대 요원들에 의해 사살됐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은 보도했다. 그러나 인질범 중 일부는 진압작전을 피해 극장에서 탈출했으며, 특수부대원들은 이들을 찾아내기 위해 수색작전을 벌이고 있다. 세르게이 이그나첸코 연방보안국 대변인은 "테러리스트들 중 상당수가 사살됐으며 일부는 체포됐다"고 확인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인질극의 상황 종료 사실을 공식 보고받았다고 CNN이 보도했다. 그러나 진압과정에서 극장 안에 잡혀 있던 인질들 중에서도 적어도 10명이 사망한 것 같다고 현장에 있는 구급대원들은 말했다. 현장의 AP 사진기자는 "시신 20여구가 극장 안에서 실려나왔다"며 "인질범이 대부분이지만 인질로 보이는 민간인도 일부 섞여 있었다"고 말했다. 이그나첸코 대변인은 인질범들이 인질들을 살해하겠다고 밝힌 시간을 전후해 인질들 중 일부를 살해했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부상한 인질 20여명은 특수부대와 구급대에 의해 극장밖으로 빠져 나와 병원으로 후송됐다. 진압작전은 인질범들이 인질 살해 데드라인으로 정한 이날 아침 6시(세계 표준시 새벽 2시)께 몇 대의 장갑차(APC)에 나눠탄 특수부대원들이 극장 쪽으로 접근하면서 전격적으로 시작됐다. 특수부대는 이날 체첸반군들이 인질들을 살해하기 시작한 것과 때맞춰 진압작전에 돌입했다. 수십명의 특수부대원들은 극장 옆의 한 구조물 뒤에 몸을 숨기고 있다 기습적으로 극장 출입구를 뚫고 내부로 진입해 인질범들을 진압했으며, 이 때 극장 안에서는서너차례 큰 폭발음이 들렸다. (모스크바 AP.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