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남부의 한 극장에서 관객 7백여명을 억류한 채 3일째 인질극을 벌이고 있는 체첸반군들은 25일 "요구 조건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26일 새벽(현지시간)부터 인질들을 살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모스크바 메아리 라디오가 보도했다. 체첸반군들은 당초 이날 오전 미국 영국 독일 우크라이나 등 17개국 75명의 외국인 인질 전원을 석방하겠다고 공언했으나,그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인질범들이 외국인질을 석방하지 않는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고 있으며,언제 약속을 지킬 지도 미지수다. 이와 관련,한 영국 기자는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체첸 분리주의자들이 죽기를 각오할 정도로 매우 결연해 타협이 어려울 것 같다"며 이 사태가 장기화 될 것을 예고했다. 그는 "두차례에 걸쳐 인질극의 주도자 모프사르 바라예프와 만났다"면서 "인질범들은 모스크바에 (필요하다면) 죽기위해 왔고,자신들의 요구는 체첸에서의 전쟁종식이라고 거듭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의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국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난 뒤 "우리는 대화를 하고 있으며,대화를 계속할 것"이라면서 "인질을 석방하면 체첸반군들의 목숨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