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25일 북한이 불가침조약 체결을 미국측에 제안하고 나선데 대해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진의파악 등에 분주한 모습이다. 일본은 특히 26일 멕시코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담과 29-30일 말레이시아에서 재개되는 북.일 수교협상을 앞두고 북한이 이런 제안을 들고나온 배경 등을 분석하며, 북한과의 교섭에 대비하고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는 이날 낮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제안에 대해 "진의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배경파악에 나설 뜻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일본의 주요 신문들은 이날 석간에 북한의 대미 불가침조약 체결제의를 서울발로 비교적 비중있게 다뤘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북한의 제안은 핵카드를 이용해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해소 및 김정일 체제의 존속을 겨냥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이니치(每日)신문도 "북한은 김정일 체제유지를 최대의 목표로 삼고 있는 만큼, 이번 제안은 북.미 대화를 서둘러 추진하기 위한 북한의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마이니치는 "북한이 핵무기 개발문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이 북한과 대화에 나설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도쿄=연합뉴스) 고승일 특파원 ksi@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