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의 21개 회원국 외무.경제 장관들은 23일 멕시코의 휴양도시 로스 카보스에서 회동을 갖고 대(對)테러전 등 역내 현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회원국 장관들은 25일 열릴 정상 회담의 사전 정지 작업의 성격을 지닌 이틀간의 회의를 통해 미국 주도의 이라크 공격, 테러와의 전쟁, 북한 핵개발계획 등의 정치적 문제를 포괄적으로 다룰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아시아와 남미의 개발 도상국이 주축이 된 각국 장관들은 정치현안에 초점을 맞추려는 미국의 압력에 대항해 APEC의 본래 설립 취지에 맞게 무역 문제를 핵심 사항중의 하나로 논의하고 있다. 응 킴 네오 APEC포럼 의장은 무역과 투자에 관한 APEC 보고서를 배포한 후 연설을 통해 "안보에 대한 강화가 적법한 교역에 영향을 줘 사업 비용을 증가시켜서는 안될 것"이라며 "어떤 안전 조치라도 (자유로운 교역과)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APEC 정상들은 이번 회담을 통해 각 경제체의 무역 자유화 정도를 판단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발족시키고 향후 5년간 역내에서 거래비용을 최고 5% 인하하는 계획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런 조치는 최근 미국이 자국의 철강 산업 보호를 위해 한국 및 일본산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 마찰을 겪고 있는 등 회원국들간의 무역분쟁을 해소하기 위한방안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일본 대표는 상호 규제 개혁 노력의 일환으로 이날 상대국의 무역 방침개선과 관련한 희망 목록을 교환했다. 일본은 미국에게 국제 무역 질서를 해치는 반덤핑 조치를 철폐할 것을 요구했으며 미국은 시장 접근을 방해하는 관료적 형식주의를 중단할 것을 일본측에 요청했다. 한편 멕시코 정부는 테러 등의 사태에 대비키 위해 전함, 헬리콥터 등을 동원해회담 장소인 로스 카보스를 철통 경비하고 있으며 태평양 해상에서 발달, 로스 카보스에서 700㎞로 근접한 허리케인 '케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로스 카보스 AFP=연합뉴스)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