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도 워싱턴 일대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 넣고 있는 연쇄 저격 살인범을 추적하고 있는 경찰은 22일 범인과 대화를 요구하는 메시지를 공개했다. 연쇄 저격 사건 수사를 총괄하고 있는 찰스 무스 메릴랜드주 몽고메리카운티 경찰서장은 이날 저녁 기자회견에서 저격범을 직접 겨냥해 "귀하는 이번 일이 폭력 이상의 것이라고 시사했고 우리는 귀하로부터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무스 국장의 발언은 지난 19일 밤 버지니아주 애쉴랜드에서 발생한 12번째 저격사건 현장에 범인이 남긴 편지에 대한 일종의 답신인 셈이다. 경찰은 서한 내용을 전부 공개하지는 않은 채 범인이 "어린이들도 공격 대상"이라고 위협했다고만 밝혔으며 편지 사본을 읽은 한 소식통은 적어도 석 장 분량인 이 편지에서 범인이 1천만달러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무스 국장은 이날 새벽 몽고메리 카운티 애스펜힐에서 지난 2일 이후 13번째 저격 사건이 일어나 콘래드 존슨(35)이라는 버스기사가 인근 베데스다의 병원에서 사망하자 범인과의 공개 대화라는 극적인 수단을 들고 나왔으나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변을 거부했다. 무스 국장은 다만 "귀하가 제시한 방법들을 연구한 결과 전자 방식으로 귀하의 요청에 응하기가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사설 우편함이나 수신자 부담 전화번호인 800 국번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다른 누구도 피해보지 않는 가운데 이 일을해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