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도 워싱턴시 주변 지역에서 20일째 계속되는 무차별 저격사건으로 모두 10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한 가운데 경찰은 22일저격범한테 "어린이들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공개했다. 메릴랜드주 몽고메리 카운티 경찰은 지난 19일 12번째 저격사건으로 남자 한 명이 중상을 입은 현장 부근에서 "당신들의 아이들은 언제 어디서도 안전하지 못하다"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밝히고 이 메시지는 편지의 `추신' 형식으로 돼 있었다고 덧붙였다. 찰스 무스 몽고메리 카운티 경찰서장은 경찰이 이 메시지에 "곧 대응한다"고 밝혔다. 경찰의 이 같은 발표는 이날 몽고메리 카운티에서 13번째 저격사건이 일어나 35세의 버스 운전사가 숨진 직후 경찰의 대대적인 범인 수색이 새로 시작된 가운데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수사 관계자는 지난 19일 밤 남자 한 명이 저격을 받아 중태에 빠진 버지니아주 애쉴랜드의 식당 밖에서 전화번호가 적힌 편지가 발견됐다고 밝히고 이 편지는 수백만 달러의 돈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사 소식통들은 이편지에 어린이들을 겨냥한 모호한 위협이 들어 있었으며 편지의 내용이 길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5시 56분 몽고메리 카운티 실버스프링 근처 애스펜힐에서 35세의 통근버스 운전사가 버스 계단에 서 있다가 가슴에 총을 맞았으며, 그 직후 베세즈다에 있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곧 숨졌다. 무스 서장은 두 자녀를 둔 콘래드 존슨이란 이 운전사가 차량 내부 청소와 일지기록 등 일상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계단에 잠시 서 있던 중 날아온 총탄에 맞았으며 범인은 달아났다고 밝히고 "현재로서는 관련 차량이나 사람에 관해 특징적인 내용을말할만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무스 서장은 "우리는 범인들이 모든 연령, 모든 인종, 모든 성, 모든 직업의 사람들을 살해할 의도와 능력을 갖고 있음을 깨달았다"면서 "이 지역에 있는 모든 사람의 안전이 계속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날 저격 사건이 발생한 지역은 워싱턴 시내로 통하는 주요 간선도로 중의 하나인 코네티컷가(街) 도로변의 가로수가 늘어선 지역의 아파트 빌딩 부근으로 워싱턴 중심가에서 북쪽으로 약 24㎞ 떨어졌다. 이 곳은 지난 2일과 3일 처음 6번의 연쇄저격 사건이 발생했던 장소와 멀지 않아 12건의 연쇄저격 사건과 밀접한 관련이있는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수사기관 측근 소식통에 따르면 당국은 이번 사건 직후 남자가 혼자서 타고 있는 앞 번호판이 떨어진 흰색 스테이션 왜건 승용차를 찾고 있다. 지금까지 일어난 12건의 저격사건 피해자들은 모두 잔디를 깎거나 주유소에서 차에 기름을 넣거나 주차장에서 차를 타려고 하는 등 일상적인 활동 중에 변을 당했다. 경찰은 사건 직후 순찰차와 헬리콥터를 사건 현장에 급파하고 주변 도로를 차단한 채 모든 통행 차량에 검문을 실시해 통근자들이 16㎞ 거리를 지나는데 3시간이소요됐다. 한편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날 희생자에 대한 애도와 공포에 떠는 주민에 대한 염려의 뜻을 표시하고 범인의 조기 검거를 촉구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대영 특파원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