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핵계획을 전격 시인한 것은 '협상용'이기 때문에 미국은 지난 1994년 제네바 기본합의서를 폐기하지 말고 적극적인 협상을 통해 이를 공고히 해야 한다고 언론인 출신의 셀리그 해리슨 미 한반도 전문가가 지적했다. USA 투데이는 22일 워싱턴 포스트 동북아 지국장을 역임한 해리슨 국제정책센터아시아지역 소장의 기고문을 통해 해리슨 소장이 최근 유엔주재 한성렬 북한대사와 나눈 대화내용을 소개했다. 해리슨 소장은 기고문에서 "본인이 지난주 한성렬 북한대사와 오찬자리에서 2시간동안 나눈 대화를 종합해 본 결과, 북한이 고농축우라늄을 이용한 핵개발 계획을 인정한 의도가 분명해 졌다"며 "평양 당국은 협상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 대사가 오찬 테이블에서 나에게 몸을 기울이며 우리는 협상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고 전한 뒤 한 대사의 주장을 인용, "그러나 당신들은 대단히 고압적이며 이것, 저것을 요구하면서 일방적인 최후통첩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고 설명했다. 또 해리슨 소장은 한 대사가 "우리는 당신들이 우리 자신의 관심현안을 다루기만 한다면 핵무기와 미사일 문제와 관련된 모든 현안을 해결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따라서 "부시 행정부는 지난 94년 제네바 기본합의서를 폐기하지 말고 이를 공고히 함으로써 북한의 제의에 대해 협상으로 적극 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해리슨 소장은 북핵위기를 둘러싼 미국과 북한의 입장 및 요구사항을 자세히 설명한 뒤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는 최근 방북에서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에게 "북한의 제안은 앞뒤가 뒤바뀐 것"이라며 미-북대화를 위해서는 북한이 먼저 핵계획을 폐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소개했다. 한반도전문가인 해리슨 소장은 지금까지 북한을 일곱차례 방문한 바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s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