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시(市) 주변에서 20일째 계속되는 저격 살인사건으로 지금까지 9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은 가운데 22일 오전 메릴랜드주 몽고메리 카운티에서 또 다시 버스운전기사가 총격을 받고 숨졌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연쇄 저격살인과 관련이 있는 지 조사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약 40세로 보이는' 이 운전기사는 이날 오전 5시56분 몽고메리 카운티 실버스프링 근처 아스펜힐에서 통근버스 계단에 서 있다가 가슴에 총을 맞았으며, 그 직후 베세즈다에 있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곧 숨졌다. 이날 총격 사건이 발생한 지역은 워싱턴 시내로 통하는 주요 간선도로 중의 하나인 코네티컷 도로 주변을 따라 숲으로 우거진 지역의 한 아파트 빌딩 인근이다. 특히 워싱턴 중심가에서 북쪽으로 약 24㎞ 떨어진 이 곳은 지난 2일과 3일 처음 6번의 연쇄저격 사건이 발생했던 장소와 멀지 않아 12건의 연쇄저격 사건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사건 직후 순찰차와 헬리콥터를 사건 현장에 급파하고 주변 도로를 차단했다. 몽고메리 카운티 경찰서 관계자는 "40세의 남자가 버스 승차대에서 총격을 받았다"면서 "이번 사건이 (연쇄 저격 사건과) 관련이 있는 지는 아직 잘 모르나, 우리는 이번 경우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취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들은 40세 남자가 시내버스 내부 승차대에서 총격을 받았으며,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려고 했거나 정류장에 내리려고 하는 순간에 총격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수사당국의 한 소식통은 지난 19일 저격사건이 발생한 버지니아주의 사건 현장 근처에서 범인이 쓴 것으로 보이는 메모가 발견됐으며 이 메모는 돈을 요구하면서 돈을 주지 않으면 추가 살인을 하겠다는 협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또 이 메모가 경찰이 어떤 요구조건을 들어주지 않을 경우 어린이들을 살해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쇄저격 사건의 피해를 우려한 버지니아주 애슐랜드와 리치먼드 지역 학교들은 이날 이틀째 휴교했다. 이와 관련,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익명의 연방기구 관계자를 인용해 12번째 발생한 사건 현장에 남겨진 메시지는 "매우 길었고" 외국인이 작성한 것처럼 정확하지않은 영어 표현이 많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틀간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하고 있는 존 애슈크로프트 미국 법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살인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면서 "이 사악한 범죄를 저지른 범인을 검거하는 데 모든 가능한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대영 특파원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