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칠레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협상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 대표단은 18일에 이어 19일 제네바에서 제6차 회담 이틀째 회의를 속개하고 농산물과 투자.서비스 등 핵심 쟁점에 관한 막바지 절충을 벌였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관계자들이 전했다. 이날 회의에서 한국측은 농산물 예외품목 확대문제와 투자.서비스에 관한 협상안을 제시했으나 칠레측은 본국 정부와 협의를 거쳐 구체적인 입장을 통보하겠다는뜻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양국의 FTA 협상 타결 및 협정문 가서명 여부는 칠레측의 입장정리또는 수정 제의 내용에 관한 한국측의 반응 등 각자의 실익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줄다리기와 국내의 상황을 고려한 정치적 판단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관측된다. 한국대표단의 한 관계자는 "양국이 FTA 협상을 이번 회담에서 타결하겠다는 의지가 강력한 것은 사실이지만 현단계에서 FTA 협정문에 가서명할 수 있을 것인지를장담하기는 어렵다"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협상내용에 관해서는 공개를 거부했다. 이 관계자는 "농산물 등 핵심 쟁점에 관한 절충이 이뤄지더라도 세부 협정 문안을 정리하고 가서명을 하기 위해서는 20일밤(한국시간 21일오전) 늦게까지 회의가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성주(李晟周) 외교부 다자통상국장과 마리오 마투스 칠레 외교부 양자통상국장을 수석대표로 하는 양국 협상대표단은 20일 주제네바 한국대표부와 칠레 대표부회의실에서 ▲시장접근 ▲원산지 ▲통관 ▲투자.서비스 ▲정부조달.지적재산권.규범등 5개 분야에 대한 세부 협상을 속개한다. 한국으로서는 최초인 칠레와의 FTA 협상은 99년 9월 뉴질랜드 정상회의에서 협상개시가 선언된 뒤 재작년 12월까지 4차례의 공식협상에 이어 올 9월까지 5차 협상이 진행됐다. 양측은 이어 제네바에서 두차례에 걸친 비공식 국장급 실무접촉을 통해 최대 쟁점으로 지적되온 시장접근 분야에 관한 구체적인 협상안을 놓고 절충을 벌인 끝에한국측 수입품목인 사과와 배를 관세자유화 예외품목으로 인정하는 대신 칠레측 수입품목인 냉장고.세탁기를 관세자유화 품목에서 제외한다는 원칙에 합의, 협상타결의 돌파구를 마련했다. (제네바=연합뉴스) 오재석 특파원 o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