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실시된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 선거에서 10년전 내전을 촉발했던 민족주의 3개 정당들이 승리했다고 보스니아 선거관리위원회가 19일 최종공식결과를 제시하면서 확정,발표했다. 3개 의회의 148개 의석과 스르프스카 공화국 대통령 자리 등을 놓고 57개 정당과 9개 연맹이 참여한 이번 선거에서 이슬람 정당인 민주행동당(SDA)과 라도반카라지치가 창설한 세르비아 민주당(SDS) 및 크로아민주동맹(HDZ) 등 강경 민족주의3개 정당의 트로이카가 과반수를 차지했다고 선관위는 밝혔다. 내전을 부추겼던 민족주의 세력들의 재집권은 경제적 고립과 침체를 초래할 것이라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민족주의 정당이 선거에서 승리함에 따라 보스니아를 내전으로 얼룩진 과거에서 끌어내 유럽의 일원으로 통합시키려는 서방의 노력은 큰 타격을 입게됐다. 지난 2년간 개혁성향의 9개 군소 정당과 함께 보스니아를 통치했던 사회민주당(SDP)은 이번 선거에서 패배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그러나 어느 1개 정당도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해 연정이나 정치적 동맹관계의 형태로 통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30만 유권자중 56%가 참가하는 등 낮은 투표율과 유권자의 무관심을 패배의 원인으로 보고 있는 개혁주의 정당들의 입장과는 달리 정치분석가들은 2년전 선거에서 다수 의석을 차지했던 친서방 정당들이 국내의 사회,경제적 문제들을 전혀 해결치 못한 것이 원인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내전 종식 후 보스니아에서 4번째로 실시된 이번 선거는 이슬람-크로아티아 연방과 스르프스카 공화국 각각의 의회 및 중앙의회, 3인 통치위원, 스르프스카 공화국 대통령을 선출하는 등 매우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보스니아 헤르체코비나는 95년 체결된 데이턴협정에 따라 세르비아계(系)인 스르프스카공화국과 이슬람-크로아티아 연방이 국가연합 형태를 이루고 있다. 두 국가에 각각의 의회가 있고 중앙의회는 양국의 대표들로 구성되며 세르비아계와 이슬람계, 크로아티아계 민족대표가 8개월 주기로 대통령위원회 의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이번에 선출된 정당은 종전 2년 임기와는 달리 4년간 보스니아를 통치하게 된다. (사라예보 AFP.dpa=연합뉴스) dcpark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