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은 백인보다 체지방이 많기 때문에 체격이 날씬하고 체중이 정상이라도 과체중이나 비만으로 올 수 있는 고혈압, 심장병, 당뇨병 같은 질환에 걸리기 쉬운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한국, 홍콩, 인도, 태국, 말레이시아, 피지,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중국, 필리핀 등 아시아 10개국에서 개별적으로 실시된 조사 결과 밝혀진 것이다. 가장 놀라운 사실은 아시아인들은 서양인들에 비해 겉으로 보기엔 체격이 작고체지방이 많지 않아 보이지만 과체중이나 비만의 특징적 증세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많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아시아인들이 갑자기 건강이 나빠진 것은 아니다. 문제는 세계적으로과체중과 비만을 측정하는 표준방법인 체격지수(BMI- Body-Mass Index)를 이것이 맞지 않는 아시아인에게까지 적용하고 있다는 데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비만관련 질환을 줄이기 위해 1997년 제정한 BMI는 체중(kg)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로 25 이상이면 과체중이고 30 이 넘으면 비만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아시아 10개국 조사에서 밝혀진 중요한 사실은 아시아인들이 백인들에비해 체지방이 많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아시아인은 BMI가 25라도 과체중이 되고도 남는다는 얘기다. 즉 아시아인은 백인과 체중과 신장이 같더라도 고혈압, 심장병, 당뇨병 등 과체중-비만과 관련된 질환에 걸릴 위험이 현저히 높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WHO는 아시아인의 BMI 표준수치를 23으로 낮추었다. BMI가 23을 넘으면 과체중이고 건강상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홍콩에서는 BMI가 23을 넘어서면서 심장병 위험이 급격히 상승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인도에서는 BMI 24.5인 도시 거주자가 BMI가 같은 농촌주민들에 비해 당뇨병 위험이 4배, 고혈압이 2.5배, 심장병이 2배 각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태국에 사는 병원 사무요원 프라파이 레르트피파트 여인(44)은 체중 55kg, 신장1.53m로 BMI 23.5의 날씬한 체격이지만 혈압이 높아 식이요법과 함께 매일 혈압강하제를 복용하고 있다. 아시아인들이 백인들에 비해 체지방이 많은 이유를 과학자들은 진화론, 임신부의 영양상태, 운동부족 등 여러가지 측면에서 설명하고 있다. 미국 록펠러대학의 제프리 프리드맨 박사는 아시아인들이 체지방이 많은 것은오랜 기근에 의한 자연도태 현상이라고 말한다. 옛날 중국, 인도 같은 기근이 빈발하는 지역 주민들은 생존을 위해 더 많은 체지방을 저장하도록 생물학적 메커니즘이형성되었으리라는 것이다. 아시아 10개국 조사결과를 분석한 WHO의 전문학자 K.S. 레디 박사는 임신부의영양상태를 이유로 지적한다. 태아가 영양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하면 영양 소비를 절약하도록 대사기능을 조절하기 때문에 나중 먹을 것이 넉넉해지면 대사 메커니즘이 이를 제대로 연소시키지못해 과잉 지방이 축적된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단순한 운동부족. 아시아인들은 서양인들에 비해 운동량이 적은 게 사실이다. (방콕 AP=연합뉴스) skha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