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한 발리 폭탄 테러사건에 일단의 외국인 테러 조직이 개입됐다고 수실리오 밤방 유드호요노 인도네시아보안장관이 17일 공식 확인했다. 유드호요노 보안장관은 이날 사고현장을 방문해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사건에 외국인들이 인도네시아인들과 함께 개입됐음이 틀림없지만 현재 진행중인 수사가 이에대한 충분한 설명을 줄때까지 기다려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이번 사건의 배후인물로 지목되고 있는 과격 이슬람 단체인 제마 이슬라미야(JI)의 인도네시아 지도자 아부 바카르 바시르가 법적 조치에 직면하게 될것"이라면서 "그러나 JI가 이번 테러사건의 배후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인도네시아에 JI가 존재하는 사실을 부인한지 하루만에 나왔다. 인도네시아 정부 관리들은 자국내 과격 이슬람 단체들에 대한 단속이 자칫 과격주의자들로부터 반격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단속을 둘러싸고 균형을 유지하려고 노력해왔다. 유드호요노 장관은 또 지난 6월 인도네시아에서 검거된뒤 미국으로 추방된 쿠웨이트 국적의 알-파루크를 면담하기위해 파견됐던 인도네시아 수사관들이 귀국, 조사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작성중에 있다고 말했다. 알-파루크는 지난해 9.11 미 테러 참사 사건을 배후 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는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알 카에다와 JI간의 연락책이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앞서 인도네시아 정보 당국은 이번 사건에 예멘인 1명, 말레이시아인 1명의주도하에 7명의 외국인으로 구성된 테러 단체가 이번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믿고 있다고 자카르타 포스트가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인도네시아의 고위 정보소식통들의 말을 인용, 최근 필리핀 연쇄 폭탄테러 사건들과 관련이 있는 2명과 함께 유럽인 1명을 포함한 이 단체는 지난 10일중앙자바주(州)의 주도인 사마랑을 통해 인도네시아로 잠입했다고 말했다. 소식통들 중 한 명은 이 단체가 지난 주말 발리섬 쿠타 휴양지의 클럽 두곳에서폭탄 테러에 나서기 전에 사마랑에서 미리 폭탄물을 준비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말했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당국은 같은날 발리 폭탄테러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보이는 예멘인 1명과 말레이시아인 1명을 수사중에 있으며 이들과 협력한 것으로 의심되는 인도네시아인 4명을 공식 구속에 앞서 구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의 범인을 검거하기위해 공조수사에 나서고 있는 다국적 경찰 수사팀은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호주 연방 경찰 그리고 영국 경찰 요원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편 이 테러 사건에서 가장 많은 피해를 본 호주의 존 하워드 총리는 이날 사건 현장인 발리섬을 방문, 희생자들에 대한 수습을 살펴보고 비탄에 젖은 유가족을만나 위로할 예정이다. 하워드 총리의 사고 현장 방문 결정은 테러 사건으로 희생된 자국민 120명 가운데 상당수의 시신이 검게 타버려 신원파악 진척이 지지부진한데 대한 유가족들의 분노가 들끓는 가운데 나왔다. 호주 정부는 또 인도네시아에서 호주인들에 대한 새로운 위협 정보 때문에 인도네시아 여행을 자제해 줄 것을 권고했다고 호주 외무부가 이날 밝혔다. (자카르타 캔버라 AP.AFP=연합뉴스) ch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