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발리 폭탄 테러 사건 이후 실종된 한국인 자매 가운데 언니 문은영(여.31) 씨는 숨진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동생 은정(29) 씨는 실종 당시 콘텍트렌즈를 착용한 사실이 드러나 당초 2주일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던 그녀의 생사 확인 작업도 이르면 1주일 안에 종료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네시아 법의학지원팀은 16일 은영 씨로 추정된 시신의 입안을 X선으로 촬영한 결과를 아버지 문공하(69) 씨에게 제시한 결과 "치아 구조와 모양, 금니 갯수 등이 은영이와 거의 일치한다. 내 딸이 틀림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그러나 법의학지원팀은 완벽한 신원 확인을 위해 DNA 검사를 실시할 것을 제의, 아버지 문씨의 동의를 받았다. 이에 따라 법의학지원팀은 문 씨 자매가 투숙했던 호텔에서 각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모발 10여개씩 수거하고 아버지 공하씨의 타액을 넘겨받아 수라바야 소재 과학연구소에 전달, DNA검사를 의뢰했다. 법의학지원팀 관계자는 "은영 씨는 본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사체가 발견된데다가 모발까지 남아 있어 사흘 안에 DNA 분석 결과가 나올 수 있으나 은정 씨는 다른 시신들의 유전자와 일일이 대조해야 하기 때문에 생사 확인은 최소 1주일 이상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호텔 방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은정 씨가 콘텍트렌즈를 착용한 사실이 발견돼 미확인 시신들의 안구 조사를 한다면 의외로 1주일 안에 생사를 확인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씨 자매는 지난 9일 발리로 입국해 이틀 뒤인 11일 폭발사건이 발생한 사리클럽에 들렀다가 12일 오후 9시 30분께 은영 씨의 남편 대니얼 올손(31)씨만 호텔에 남겨두고 밖으로 나간 뒤 아직까지 행방이 묘연하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대일 특파원 ha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