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크 시라크 프랑스대통령과 게르하르트 슈뢰더독일 총리는 14일 정상회담을 열고 유럽통합 정책, 이라크 사태 대응책 등을 논의했다. 양국 정상은 파리 엘리제궁에서 도미니크 드 빌팽 프랑스외무장관과 요시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이 배석한 가운데 실무 만찬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담은 지난 2일 두 정상이 파리에서 비공식 회담을 가진 뒤 2주일이 채안돼 열린 것으로 오는 24-25일 브뤼셀에서 열릴 유럽연합(EU) 정상회담을 앞두고양국 입장을 막판 조율하기 위한 것이다. 이때문에 이날 회의에서는 EU 확대, 공동농업정책 개혁, 기구 개편 등 주로 EU내 굴직한 정치적 사안들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최근 동구 및 지중해 10개 국가를 오는 2004년에 EU에 가입시킬 것을 회원국에 권고했다. EU는 브뤼셀 정상회담에서 기구확대 관련 쟁점에 합의한 뒤 다음달초까지 회원후보국들에 가입조건을 명시한 협상안을 제시하고 연내에 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 그러나 EU 확대에 앞서 선결돼야 할 제 1과제 중 하나인 공동농업정책(CAP) 개편 방안 등 핵심 사안에 대해 회원국들이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CAP의 최대 수혜자인 프랑스와 최대 기여국인 독일이 CAP 개혁을 둘러싸고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프랑스 언론들은 EU 확대 일정이 코앞에 다가왔으나 양국이 CAP 개혁에 합의할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시라크 대통령과 슈뢰더 총리는 미국의 선제공격 가능성이 계속되고 있는 이라크 위기 해소책, 테러 대책 공조 방안 등도 논의했다. 두 정상은 지난 2일 회담에서 유엔의 승인없는 이라크 공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확인한 바 있다. 언론들은 양국 정상이 EU 확대 관련 쟁점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EU 정상회담 이전이나 이후에 다시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프랑스와 독일은 EU 정상회담 직전 관례적으로 정상회담을 열어 회담 의제에 대한 입장을 조율해왔으며 올해는 양국 선거, 이라크 사태 등을 계기로 두달에 한번꼴로 만나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현경숙특파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