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무기사찰단이 13일 키예프에 도착, 우크라이나의 대 이라크 첨단 콜추가 레이더 시스템의 판매여부를 가리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미-영 사찰단은 14일부터 콜추가 레이더 시스템의 대 이라크 판매 여부와 관련된 정보 획득과 이 첨단 레이더의 판매에 따른 통제체제 상의 문제점 등을 조사하기위해 현지 고위 관리들과 접촉하거나 무기관련 기지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관의 대변인이 밝혔다. 미 대사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 당국은 양국의 사찰단에게 첨단 레이더 시스템의 대 이라크 판매 여부 조사에 최대한 협조, 투명성을 보여 줄 것임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미국 관리들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모색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콜추가 레이더 시스템이 이라크에 판매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를 갖고 있다고 밝혔으나 그에 따른 증거를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앞서 미 국무부는 지난달 레오니드 쿠츠마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화 1억 달러에 이 첨단 레이더 시스템의 대 이라크 판매를 승인했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전 경호원의 비밀녹음(2000년 7월)에 대한 신빙성을 검증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의 이같은 대 이라크 첨단 무기 판매는 미국의 이라크 군사공격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불거져 미-영 양국이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첨단 레이더는 자국 영공에 접근하는 적기(敵機)를 포착하지만 조종사들로 하여금 이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게하는 고도의 시스템으로 이라크의 비행금지구역을 초계 비행하는 서방 조종사들에게 위협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 첨단 무기의 대 이라크 판매를 부인하면서 자국의 무기수출은 미국과 다른 서방 전문가들의 지원으로 설립된 무기 통제체제의 감독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최근 키예프 주재 미 대사관에 보낸 서한에서 쿠츠마 대통령이 유엔의 제재를 무시한 채 미국의 전폭기를 추적할 수 있는 이 첨단 무기를 비밀리에 이라크에 판매했다는 미국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오는 2004년 임기가 만료될 예정인 쿠츠마 대통령은 2주전 키예프를 방문한 엘리자베스 존스 미 국무부 차관으로부터 미-영 전문가들로 구성된 조사단에 협조를 요청받은 후 조사단과의 협조를 위해 빅토르 메드베추크 비서실장을 단장으로 하는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키예프(우크라이나) AP=연합뉴스) ch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