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당국이 10일 미국으로부터 핵무기 개발공장으로의심받는 산업단지를 국내외 언론에 공개했다. 바그다드 북쪽에 위치한 약5㎢ 규모의 '나스르 산업단지'는 지난 91년 걸프전당시, 그리고 지난 98년 유엔 무기사찰단이 이라크 당국의 비협조에 항의해 철수한직후 등 두 차례에 걸쳐 미국의 공격 목표가 됐던 곳으로 폭격 후 매번 재건됐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최근 나스르 공장을 비롯한 네 곳이 이라크의 핵무기 개발 현장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라크에 대한 공격의 당위성을 강조했고 백악관은이 중 두 군데의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그러나 이라크측은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물품이 민수용품이며 "칫솔 정도로 무해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번 시찰로 미국의 신뢰성에 위기가 조성될 것"이라고장담했다. 이날 기자들이 4개의 거대한 건물 안에서 본 것은 미국의 공습을 우려해 분해해놓은 각종 기계들과 플라스틱 더미들이었으며 공식 설명에 따르면 이 공장단지는 금형(金型)과 주형(鑄型), 철구조물을 생산하고 있다. 기자들을 안내한 후산 모하메드 아민 장군은 "미국이 사찰단의 방문을 원치 않는 이유는 그들이 말했던 현장에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까봐서"라고 주장하고 기자들에게 단지내 어느 곳이든 마음대로 둘러 보라고 말했으나 기자들은 시간이 없어 양철지붕이 씌워진 수십채의 건물에 들어 가보지 못했다. 유엔 무기사찰단이 주요 사찰대상으로 꼽는 것은 민간용과 군사용 어느 쪽으로도 사용될 수 있는 기계류인데 아민 장군은 나스르 공장에서도 부품을 주물로 떠내기 위해 3차원 컴퓨터 영상장치 등 민.군 겸용 기술이 사용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민수용품 생산에만 국한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공장장이 `기습방문'이었다고 표현한 이날의 공장 방문 후 기자들은 "비전문가의 눈이나 공중감시장치나, 전문가의 눈을 막론하고 사담 후세인이 감추려고 하는 것을 찾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실감했다고 감상을 피력했다. 한편 이라크 군사산업장관 압델 타왑 물라 후웨이시 장군은 이날 별도의 기자회견에서 이라크가 의심받고 있는 제2의 현장인 알 푸라트를 12일중 서방 기자들에게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보 관계자들은 최근 이라크 정부가 바그다드 남부 알 푸라트의 공장 단지에 원자로용 원심분리기로 사용될 수 있는 물품들을 반입하려고 여러 차례 시도했다고 주장했으나 후웨이시 장관은 이 시설에서 민간분야를 위한 전자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는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격을 받으면 보복할 능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바그다드 AP=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