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1일 러시아는 이라크에 대한 유엔의 새 결의안을 지지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의 회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공동의 견해를 도출해낼 가능성을 배척하지는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푸틴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이라크가 유엔의 결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자동적으로 무력 사용을 허용하는 새 결의안에 대해 반대를 표했던 종전의 입장과 다른것이어서 주목된다. 푸틴 대통령은 그러나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으며 새 결의안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해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는 여전히 선뜻 동의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날 미국이 이라크 공격을 정당화할만한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하는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이바노프 장관은 이날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회견에서 "불행하게도 (대량살상무기의) 존재를 확실히 증명해주는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이라크가 국제 테러조직을 재정적, 물질적으로 지원했다는 근거 또한 없다"고 말했다. 이바노프 장관은 또 미국이 이라크 공격을 지지하는 대가로 러시아에 경제적인보상 제공을 제의했다는 일부 언론의 추측을 일축하며 "군사력은 정치적.외교적 방법을 모두 시도한 이후에야 사용돼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코즐로포.런던 AFP=연합뉴스) eyebrow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