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논 스미스 조지메이슨대 교수는 기업 노동자 등 경제 주체들의 행태를 실제로 분석해낸 실험실 경제학자다. '인간의 판단과 의사결정'을 다루는 심리학과 '현상분석' 위주의 경제학을 결합시켜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냈다. 그 이전의 경제학은 경제 주체들이 '이기심'과 '합리적 의사결정'이라는 단일한 준거에 따라 행동한다는 가정을 전제로 다양한 이론을 전개했다. 그러나 스미스 교수는 경제학을 '통제된 실험실'로 끌어들였다. 현상을 관찰하는 수준을 넘어 직접 실험하고 결과를 도출하는 새로운 방식을 시도했다. 예컨대 스미스 교수는 실험실에 사람들을 모아놓고 특정한 게임을 시켰다. 얼마후 규칙을 바꿔 A그룹이 B그룹의 제안을 무조건 받아들여야 한다고 정하자 A가 갑자기 치사해졌다. 그 게임의 규칙을 다시 바꿔 B가 A의 제안을 무조건 수용하도록 하자 A는 더 적은 금액을 냈다. A에게 익명성까지 보장해 주자 A는 더욱더 적은 돈을 줬고 A와 B의 역할마저 감추자 A그룹중 70% 이상이 B에게 한푼도 주지 않더라는 것이다. 스미스 교수는 이같은 실험실 연구를 통해 '인간은 자신의 미래에 돌아올 평판과 이익을 위해 지금 투자하고 있을 뿐'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합리적 의사결정론'이나 '이기심'과 같은 일반적인 준거틀만으로 이론을 정립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경제학 실험실'에서 입증한 셈이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 ----------------------------------------------------------------- < 약력 > * 1927년 미국 위치타시(캔자스주) 출생 * 1948년 미국 캘리포니아공대 전기공학과 졸업 * 1955년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 2001년~현재 미국 조지메이슨대 교수 * 논문 및 저서='흥정(bargaining)과 시장 행태' 등 2백여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