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 CBS, NBC등 미국의 3대 공중파 네트워크 방송사들은 7일밤 황금시간대에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문제 관련 연설을외면하고 중계하지 않았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3대 방송국들은 대통령이 중요한 국정관련 연설을 하면 이것을 생중계하는 것이 관례였으나 이날은 관례를 깨고 중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만일 대통령이 연설을 하는데 네트워크 방송사들이 수천만명의 시청자들에게 이것을 생중계하지 않았다면 대통령은 실제로 연설을 한 것인가"라고 물었다. 방송사들은 부시 대통령의 연설을 중계하지 않기로 결정한 이유는 백악관이 공식적인 생중계 요청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백악관은 미국인들이 "우리는 곧 전쟁에 돌입한다"고 생각하지 않도록하기 위해 방송사에 공식요청을 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연설을 4시간 남겨놓은 오후 4시에 생각을 바꿔 방송사 워싱턴지국장들에게 생중계를 하면 어떻겠느냐고 물었으나 여전히 공식 요청은 하지 않았다. 방송사의 한 관계자는 이와관련 "그들(백악관)은 우리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안다"면서 "만일 중요하다고 생각해 그들이 생중계를 공식적으로 요청하면 우리는보통 수락한다. 특히 우리가 지금 처한 상황을 보면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한편 부시 행정부의 한 관계자는 네트워크 텔레비전 방송사들이 정말로 큰 사태발전이 없다면 새 TV 프로그램 시즌을 맞아 황금시간대의 프로그램을 취소하기가 싫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대영 특파원 k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