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곳에서나 마찬가지겠지만 미국에서 성공하려면 자신감을 가져야 합니다." 최근 미국 상무부로부터 소수민족비즈니스개발상(MBDA) 개인부문 상을 받은 진수 테리 코뿔소클럽(www.rhinosclub.com) 회장(46)은 "미국에서 '백인남자'가 왜 성공하는가를 자세히 살펴보니 자신감이더라"며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매사에 적극적으로 나서면 어려운 환경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테리 회장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소수민족 커뮤니티의 발전을 위한 활동으로 널리 알려진 여성기업인으로 비즈니스에 초점을 맞춘 코뿔소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이 클럽은 커뮤니케이션 리더십 네트워킹기술 등을 가르쳐주는 모임으로 지난 98년 결성됐으며 현재 회원은 40여명. 이 가운데 한국인은 콤슨의 김태진 사장 등 모두 3명이다. 윌리 브라운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테리 회장이 외국인들이 지역사회에 정착하는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지난해 7월10일을 '진수테리의 날'로 선포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 사람의 가장 큰 약점은 언어문제"라고 진단한 그는 "특히 미국인과의 접촉 요령을 모르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미국인과 접촉할 때는 "짧고 강하게 말해 확실한 인상을 심어줘야 하며 한마디를 하더라도 서론 본론 결론이 분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자기 소개가 중요하다며 "사람은 보통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 1분안에 친하게 지낼 것인가를 판단하기 때문에 1분안에 강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자기 소개 방법을 개발하라"고 권했다. 테리 회장이 코뿔소클럽을 운영하게 된 것은 자신의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현재 재직중인 염색전문업체 컷루스에 합류하기 전에 일하던 회사에서 좋은 실적을 올렸으나 승진도 안되고 월급도 맨날 제자리에 머물러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이 없었다고 했다. 그래서 학위가 없어서인가 하고 비즈니스스쿨에 다녀봤지만 그전과 똑같았다는 것이다. 이 때 '커뮤니케이션 능력 부족'이란 충고를 듣고 부족한 점을 보충하기 위해 대화요령,미국인의 사고,세일즈 기법 등을 집중적으로 공부했다. 테리 회장은 자신을 '미국인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이상한 한국 여자'라고 소개할 정도로 미국 사회에 완전히 뿌리를 내렸다고 생각하고 있다. 테리 회장은 자신의 성공 비결에 대해 "끝없는 도전"이라고 말했다. 지난 75년 당시에는 보기 드물게 여자로서 공대(부산대)에 진학한 것도 도전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자란 이유 때문에 취직이 안돼 고등학교 교사 생활을 했다. 테리 회장은 또다시 도전,박사학위(숙명여대 의류학)를 받았다. 테리 회장은 "한국인들은 능력이 뛰어나 성공 가능성이 높다"며 '약간만 추가'하면 그 잠재력을 실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회사에서 한국 기업의 특징 가운데 하나인 가족적인 분위기를 적용한 것이 대표적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테리 회장은 컷루스에서 염색 담당 이사로 근무하고 있으며 지난 93년 이 회사에 합류해 매출을 연간 4백만달러에서 1천2백만달러로 키워낼 정도로 비즈니스에서도 성공했다. 실리콘밸리=정건수 특파원 ks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