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납치 사건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공작원 1명이 지난 80년대말과 90년대초 가명을 사용해 일본에 자주 드나들었다고 일본 보안당국에 정통한 한 소식통이 3일 밝혔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지난 98년 15년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고 주장한 김순철이 리순철이라는 가명으로 일본을 자주 방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순철은 지난 70년대 일본을 방문하기 시작해 80년대 말부터 90년대 초까지 북한 대표단 등으로 일년에 평균 두차례 가량 일본에 왔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김순철은 또 북한과 니가타 등 일본 항구를 오가는 북한 선박에 탑승, 일본에온 뒤 배에서 내리지 않고 배 위에서 조총련 조직원들에게 지시를 내렸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김순철은 노동당 고위 간부로,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인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부서의 부대표였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북한은 최근 평양을 방문한 일본 방북조사단에 98년 납치사건의 책임자인 김순철은 징역형에, 장봉림은 사형에 각각 처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일본인 납치 사건의 진상조사를 위해 북한을 방문한 일본 정부조사단은 납치 생존자들과 평양의 한 호텔에서 만나 가족들에게 보내는 비디오 촬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0년대말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생존자 5명 중 1명인 지무라 야스시(47)는가족들에게 보내는 비디오테이프 메시지에서 가족들과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24년전 약혼녀인 하마모토 후에키(47)와 함께 납치된 지무라는 비디오테이프 메시지에서 반년전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사실도 모른채 "아빠, 엄마, 보고싶어요"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지무라와 결혼한 하마모토 역시 형제들의 이름을 이름을 부르며 오열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자민당(LDP) 의원들은 북한측 정보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정부조사단의 방북 결과를 비난하고 나섰다. 의원들은 일본 정부에 대해 한층 명백하고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라고 북한측에 압력을 가할 것을 촉구했다. (도쿄 교도=연합뉴스) yunzh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