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는 큰 어려움 속에 빠져 있으며 조지 W. 부시대통령은 경제 정책을 전면 재평가해야 한다고 앨 고어 전 부통령이 2일 말했다. 고어 전 부통령은 워싱턴의 권위 있는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에서 행한 연설에서 "미국 경제가 큰 어려움에 빠졌고 현재의 접근 방법은 실패하고 있다는 점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2년도 안되는 사이에 주식 시가총액이 4분의 1이 넘는 4조5천억달러나 줄고 실업자는 200여만명이 추가됐음을 상기시켰다. 지난 2000년 대통령 선거에서 부시 대통령에 석패한 고어 전 부통령은 "경제가 급속히 악화되는 바람에 수 백만 미국인이 타격을 보고 있다"고 전제하고 "경제정책의 전면 재평가와 변경에 대한 대통령의 지도력이 시급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음달의 중간선거에 앞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내년 초까지 기다려야 할 지도 모른다고 지적하고 "그 사이에 전세계적 경기 후퇴가 닥치거나 더 나쁜 상황이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과 그의 정치 팀이 실패한 정책을 책임지기보다는 경제 문제들이 주로 9.11 테러 공격에서 비롯됐다는 인식을 조성하려고 애써 왔으나 대통령의 주장에 진지하고 객관적으로 동의하는 경제학자는 전무하다며 부시 대통령이 의회지도부와 머리를 맞대고 미국 경제의 새로운 진로를 모색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최우선 정책 과제로 국토 안보 재원과 이라크 전쟁 발발에 대비한 전비 기금, 미국 경제의 침체를 막을 단기적인 부양책 등을 제시했다. 고어 전 부통령의 부시 대통령 공격은 10일만에 두 번째로 이뤄진 것으로 그는 지난달 23일에도 샌프란시스코 연설에서 세계의 지배적 위치를 확보하는 동시에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에 대한 선제 군사 행동을 위협하고 나선 부시 대통령의 새로운 안보 전략을 맹렬히 비난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