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저 테러 1년.. 미궁으로 빠지나
우편물 탄저 테러범 추적이 2년째로 접어들고 있지만 수사관들은 수 만 시간을 쏟아붓고도 사건 해결에 전혀 접근하지 못한 것으로 밝히고 있다고미국 최대의 일간지 USA 투데이가 1일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투데이는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이 전국을 경악시켰던 작년 가을과 똑같은 미스터리를 마주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4개 주(州) 5개 시설에서 사망자 5명이 발생했고 `무기'로는 동일한 품종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 탄저균으로 감염된 4통의 편지가 쓰였으나 범인에 대한 단서나 범행 동기는 전혀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직 FBI 요원 클린트 밴 잰트는 우편 폭탄으로 3명을 죽이고 23명을 부상시킨 `유나바머' 시어도어 카진스키가 18년만에 동생의 신고로 잡힌 예를 들고 "무언가 돌파구를 열 과학적이거나 행동적인 일이 일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플로리다주에서 발행되는 타블로이드 신문의 밥 스티븐스 사진부장이 독감 증세로 입원한 지 이틀만인 지난해 10월5일 사망한 것이 사건의 시발점으로 이후 11월하순까지 4명이 더 죽고 17명이 탄저 치료를 받았다.
스티븐스 부장이 받은 편지는 확보되지 않아 누구에게 보내려던 편지인가를 추측할 뿐이며 뉴욕 맨해튼의 뉴욕 포스트 신문과 NBC방송의 톰 브로코 앵커, 민주당의 토머스 대슐 상원 원내총무와 패트릭 레이히 상원의원은 탄저균 감염 편지 수취인으로 선정된 이유조차 밝혀지지 않고 있다.
탄저 수사를 총괄하고 있는 로스코 하워드 워싱턴DC 연방검사는 "존 윌키스 부스(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 암살범)처럼 다리를 부러뜨리든 카잔스키처럼 동생이 신고하든" 이처럼 복잡한 사건을 해결하려면 큰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사관들은 병원균의 종류를 알아냈고 문제의 편지 가운데 적어도 한 통이 발송된 것으로 보이는 뉴저지주 프린스턴의 우편함도 찾아냈으나 4천700회에 걸친 인터뷰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전환점'을 포착하지 못하고 있다.
수사는 탄저 포자가 극소량만 채취되는 바람에 증거물이 과도하게 소모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 데다 신문사에 보낸 편지들과 장문의 성명을 통해 정체를 스스로 드러낸 유나바머와는 달리 이번 사건의 범인은 편지 4통에 겨우 78단어만 쓸 정도로 말을 극도로 아껴 수사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무려 1만7천여건에 이르는 장난 신고는 FBI 창설 이래 가장 복잡한 이번 사건에대한 수사를 더욱 더디게 만들고 있다.
FBI가 과학적 자문을 구해야하는 미생물학자와 세균테러 전문가들이 바로 잠재적인 혐의자라는 사실도 수사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사건의 현장을 꼭 집어서 말할 수 없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수사관들은 희생자들의 집과 탄저균 감영 우편물을 처리한 우체국, 플로리다주 타블로이드 신문사, 의사당 등을 되풀이 방문해야 했다.
FBI는 당초 탄저균 접근이 가능한 실험실 근무 경력과 같은 과학적 배경이 있는성인 남자를 범인으로 지목했으나 지금은 범인에 대한 생각이 어떻게 바뀌었는가에대해 언급을 피하고 있다.
FBI는 미세한 탄저 포자 가루를 만들 수 있는 전문 지식은 겨우 30-40명만 갖고있을 것으로 압축시켜 놓고 있으며 경찰과 낙하산부대 군의관들에게 세균 테러 대응방법을 가르쳤던 군 출신 과학자 스티븐 해트필(48)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지난여름 내내 매달렸으나 별 성과를 얻지 못했다고 USA 투데이는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yd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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