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을 해결할 구세주냐,탤런트 기질이 강한 단순 이론가냐.' 9월30일 단행된 일본 개각에서 금융상 및 경제재정상 등 2개의 요직을 한꺼번에 꿰어찬 다케나카 헤이조의 행보에 세계 금융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은행에 대한 공적자금 수혈을 지지해온 그는 취임 직후 은행자산 심사강화,자본확충,경영의 건전성 제고를 3대 원칙으로 제시했다. 금융시스템의 대수술이 임박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불량채권 처리와 경제활성화의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공언한 그는 공공사업 추가,추경예산편성 등 재정확대를 통한 경기부양을 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세제개혁에서도 그는 법인세를 내려주는 것이 약효가 가장 빠르다는 입장을 표명해 왔다. 그러나 그의 구상에는 걸림돌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무엇보다 재정건전화를 불문율로 내세워 온 고이즈미 정권의 방침이 가장 험한 장벽이다. 교수 출신의 이코노미스트라 정치권과 관료사회에 지지기반이 약한 것도 보이지 않는 장애물이다. 일본 언론은 달변에 잦은 방송출연으로 '탤런트 교수'의 닉네임을 얻었던 그가 튀는 발언과 아이디어로 각료들 사이에서 눈총을 받아온 점을 지적,중책을 어떻게 끌고 갈지 주목하고 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