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제거하려는 이라크의 세균무기 개발 계획이 20년 전 미국의 도움으로 시작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최근의 이라크 침공 논의와 맞물려 새로운 조명을 받고 있다. 지난 1994년 미국 상원 금융위원회 보고서와 1995년 연방정부 산하 기관인 질병 통제예방센터(CDC)가 상원에 보낸 후속 보고서에 따르면 CDC는 유엔무기사찰단이 이라크 세균 무기 개발의 일부로 규정한 몇몇 지점에 세균 샘플들을 직접 보냈다. CDC와 버지니아주의 세균 샘플 회사인 '아메리칸 타입 컬쳐 콜렉션'이 보낸 샘플에는 탄저와 보툴리누스 박테리아, 가스 괴저를 포함해 이라크가 무기화한 모든 종류의 세균이 포함돼 있으며 이라크는 이밖에도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 등 다른 치명적 병원균들의 샘플도 확보했다. '아메리칸 타입 컬쳐 콜렉션'은 지난 1986년 탄저균 세 종류, 보툴리누스 박테리아 여섯 종류 및 가스 괴저균 세 종류를 바그다드대학으로 선적했고 이라크는 추후 이들 세균을 모두 무기 제조에 이용했다고 유엔에 실토했으며 유엔무기사찰단도이 곳이 이라크의 세균 무기 개발 확보 창구로 활용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라크에 대한 세균 샘플 수출은 미국이 이란과 전쟁 상태에 있는 이라크를 지원하던 1980년대에 이뤄진 것으로 당시 미국 상무부 관련 규정으로는 합법적이었다. 로버트 버드 상원의원(민주당)은 대(對) 이라크 세균 샘플 수출은 전쟁까지 불사하며 파괴하려는 무기의 핵심 요소들을 미국 스스로 제공했을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으로 미국이 불편한 입장에 놓이게 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CDC는 이라크원자력위원회를 비롯한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관련 기관들에 세균을 보냈으며 지난 1986년에는 알-무타나에 있는 이라크화학세균무기단지로 보툴리누스균 샘플들을 직접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워싱턴 AP=연합뉴스)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