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돌프 줄리아니 전(前) 미국 뉴욕시장은 9.11테러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는 오사마 빈 라덴을 직접 처형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고 있으며 9.11 테러 직후 조지 W. 부시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이같은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고 저서를 통해 털어놨다. 뉴욕 지역 언론들에 따르면 줄리아니 전 시장은 다음달 1일 출간될 저서 `리더십'에서 9.11 발생 3일 후 부시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빈 라덴이 산채로 붙잡힌다면그의 처형인 가운데 한명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책에서 "대통령은 내 말을 단지 수사적 표현으로 생각했을 게 분명하지만 그때 나는 진지했다"면서 "빈 라덴은 내가 책임지고 있던 도시를 공격했으며 당시 시장으로 나는 그를 처형하는 일에 가장 적임자라는 강한 믿음을 갖고 있었다"고 술회했다. 이 책은 줄리아니 전 시장이 미라맥스 북스 출판사와 270만 달러에 출판 계약한 두권의 책 가운데 첫번째로, 그의 공직 생활과 사생활 일부에 대한 회고, 조직 경영에 대한 소신 등을 담고 있으나 무엇보다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 9.11 테러관련 부분이다. 그는 맨해튼에서 식사중 세계무역센터(WTC)에 화재가 일어났다는 측근 보좌관의 말을 듣고 황급히 현장으로 달려갔던 이야기, 경비행기를 몰던 미치광이의 소행일 것으로 생각했던 초기의 추정 등을 기술하고 있다. 그는 WTC에서 불과 두 블록 떨어진 건물에서 사고 수습을 지휘하던 중 딕 체니 부통령과의 통화를 기다리다 전화선이 불통됐으며 사실은 그때가 WTC 쌍둥이 빌딩 가운데 첫번째 빌딩이 무너지던 순간이었다는 사실도 회고했다. 연방검사와 뉴욕시장으로서 뉴욕판 `범죄와의 전쟁'을 진두지휘했으며 강경한 말투로 유명한 줄리아니 시장은 이 책에서 9.11 테러 직후 딱 한차례 눈물을 흘린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오랜 친구인 테드 올슨 법무차관의 부인이 피랍여객기를 타고가다 숨졌다는 소식을 듣고서였다. 그는 그러나 "그후에는 울 시간조차 없었다"고회고했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일찌감치 이 책의 저술을 틈틈이 준비해 9.11 당시 이미 80% 정도가 완성된 상태였다고 말했다. 그후 9.11 관련 부분을 보충해 작가 켄 커슨과 함께 마무리했으나 9.11 전후 책 출간을 위한 홍보행사를 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생각해 출간을 미루게 된 것이라고 그는 밝혔다. 이 책의 수익 가운데 일부는 줄리아니 전 시장이 9.11 테러로 숨진 소방관, 경찰관 유족들을 돕기 위해 설립한 `쌍둥이 빌딩 기금'에 기증될 예정이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