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29일 쿠웨이트에서 대규모 합동 군사훈련을 시작하고 카타르와 지부티에서는 군 사령부와 새 기지 건설에 들어가는 등 이라크 주변에 병력을 집중 배치하고 있다. 미국은 특히 이날 영국과 함께 이라크 남부 바스라 소재 민간공항을 사흘만에 다시 폭격, 레이더 시스템을 파괴하는 등 이라크에 대한 압박수위를 한층 강화했다. 미군 해병대는 이날 12년 전 걸프전 개전 당시 미군이 상륙했던 쿠웨이트 해변에서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에서 발진한 전투기가 상공을 비행하는 가운데 상륙훈련을 전개, 3주간의 합동 군사훈련에 들어갔다. 또 카타르에서는 공병대가 이라크 공격시 작전을 지휘할 미 중부사령부의 전투사령부 시설 공사를 마무리하고 있다. 중부사령부는 또 다른 훈련이 시작되는 11월 이곳으로 이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멘과 홍해를 사이에 두고 있는 지부티에서도 미 특수부대가 새 기지를 건설하고 있으며 쿠웨이트에는 조지아주 베닝기지에 있던 기갑보병여단 일부가 이라크 국경에서 45㎞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았다. 미군 대변인은 이 훈련과 병력 배치는 일상적인 것이고 대(對) 테러전의 일환이라고 밝혔으나 전문가들은 이들이 이라크 공격을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바레인과 카타르,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군사문제 언급을 회피하고 있으나 이들 지역에서는 미군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 쿠웨이트 정부는 공무원 지급용 방독면을 주문하고 민간인에게도 방독면 판매를 허가했으며 군은 이라크의 스커드 미사일 공격에 대비해 패트리어트 미사일 부대를 배치하기 시작했다.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하는 데에는 전략에 따라 5만-35만 명의 병력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미국은 이라크에 유엔결의안 이행시한으로 제시한 오는 11월까지 이 지역 병력을 5만 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카타르 도하의 상공에서는 F-16 전투기가 상시 비행하고 있고 바레인 주파이르에서는 제5 함대 사령부와 국제공항을 오가는 미군 차량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 항공모함 해리 트루먼호는 11월 이라크 공격이 가능한 지역으로 이동, 항공모함조지 워싱턴호 전단과 임무를 교대할 예정이며 그렇게 되면 이 지역의 미 해군 규모는 병력 2만 명, 항공기 225대로 늘어난다. 또 이 지역의 해병대 규모도 11월까지 6천600명으로 늘어나며 공군도 현재 사우디의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에 6천 명, 터키 인시크리크에 1천700명, 카타르 알-우데이트 공군기지에 3천300명의 병력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이라크 정부는 이날 미국 전투기들이 이라크 남부 바스라시 소재 민간 공항을 사흘 만에 다시 폭격해 레이더 시스템을 타격했다며 바스라 공항 레이더 시스템은 지난 26일 공습에서 이미 파괴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라크 라디오는 "이는 사악한 미국 정부가 이라크 국민에게 지속적으로 공세를 취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보여준 테러 공격"이라고 논평했다. 그러나 미국 국방부 관계자들은 미 공군기의 공격 목표가 공항시설이 아니라 지난 주 남부 비행금지 구역 상공을 비행하던 미,영 전투기에 공격을 시도한 이동식 방공 레이더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쿠웨이트시티.바그다드 AFP=연합뉴스) yung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