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년간 우울증 및 치매,정신병 치료제만을 개발하고 판매한 결과 매출을 15배로 늘릴 수 있었다." 덴마크의 제약업체인 룬드벡(Lundbeck)을 이끌고 있는 에릭 스퐁크 얀센(Erik Sprunk-Jansen?65) 대표이사가 항우울제 '씨프람'의 한국 판매를 앞두고 최근 방한했다. 룬드벡은 선택과 집중의 원리에 따라 중추신경계약물(CNS)만을 취급,여전히 문어발식 경영에 머물고 있는 국내 제약사와 비교되는 기업이다. "지난 87년 최고경영자(CEO)로 임명됐을 때만해도 룬드벡은 연간 매출 8천5백만달러에 임직원 6백명의 작은 회사에 불과했다.다국적 제약업체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한 분야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이 덕택에 지금은 매출 13억달러에 임직원 5천여명의 회사로 커졌다." 룬드벡은 지난 88년부터 89년까지 항생제,진단제,심혈관치료제 부문등 회사 자산의 3분의1 가량을 팔았다. 매각대금은 정신질환과 신경계장애등 중추신경계 약물을 개발하고 판매처를 뚫는데 투자됐다. "비주력분야의 매각은 쉽지 않은 결단이었지만 당시에 다른 대안이 없었다.1930년 전부터 연구해온 중추신경계약물 외 다른 제품에선 회사가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룬드벡은 현대 우울증 치료의 기본이 되는 삼환계 항우울제인 아미트립틸린 등을 개발하는 등 CNS 분야에서 풍부한 기술을 축적해온 상태였다. 또한 유럽에 집중했던 시장을 호주와 캐나다,남미 등 단계적으로 확대한 데 이어 지난 98년 미국에 씨프람(미국명 셀렉사)을 팔아 성공을 거두었다. 최승욱 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