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초 보스니아-크로아티아 집단학살을 규명키 위한 슬로보단 밀로셰비치(61) 전 유고연방 대통령에 대한 전범재판이 유엔 구(舊)유고전범법정(ICTY)에서 26일 재개됐다. 이번 재판은 1998-1999년에 자행된 코소보 내 알바니아 인종청소에 대한 심리가 지난 11일 일단락된 후 2주만에 이뤄지는 것으로, 주로 1991-1995년 보스니아와 크로아티아에서 자행한 집단학살 문제가 중점 심리된다. 검찰은 이날 심리에서 밀로셰비치가 지난 2차대전 후 유럽에서 '집단학살'이라는 최악의 비인도적 범죄를 주도한 핵심인물이라면서 반드시 혐의를 입증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밀로셰비치는 피고석에서 미소를 지으면서 여유있는 모습을 보여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제프리 나이스 검사는 이날 심리개시 공술에서 밀로셰비치가 1990년초 집단학살의 모든 면에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면서 밀로셰비치를 빼놓고 당시의 집단학살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 당시 밀로셰비치가 유고연방 대통령이 아니었다는 점 때문에 혐의 입증이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내년 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이번 심리에서 스티페 메시치 크로아티아 대통령을 비롯한 모두 177명의 증인을 소환해 밀로셰비치에 대한 혐의를 입증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한편 지난해 4월 밀로셰비치 체포시 총을 발사했던 밀로셰비치의 딸인 마리아(35)는 이날 베오그라드 법정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이라는 관대한 처분을 받았다고 세르비아 국영TV가 보도했다. 법원의 이같은 판결에는 사건 당시 두려움으로 술에 취한 상태였으며 진정제를복용하는 등 정신이 혼미해 저지른 실수라는 마리아의 진술이 정상 참작된 것으로분석된다. 마리아는 경찰이 밀로셰비치를 ICTY에 인도하기 위해 자택을 급습했을 당시 5발의 총을 발사해 공공위험 유발 및 총기불법소지 혐의로 체포돼 수개월간 재판을 받아왔다. (사라예보.베오그라드.헤이그 AP=연합뉴스)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