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공적 1호인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지난 1998년 이후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자신과 용모가 비슷한 `가짜 사담들'을 대리 참석시켜왔다고 26일 독일 제2 공영 TV ZDF가 보도했다. 이 방송은 독일 의료 전문가들이 분석한 결과 군사퍼레이드를 사열하는 최근의 모습 등 지난 4년 간 이라크 TV에 등장한 후세인은 그와 용모가 비슷한 `유령'이라고 이날 방영된 `아우스란츠 유르날' 프로그램을 통해 주장했다. 방송은 또 후세인이 미국 정보기관이나 반체제 세력 등의 암살 시도를 우려, 심지어는 자신이 의장으로 있는 이라크의 입법 및 행정기구인 혁명의회 회의에도 참석치 않고 있다면서 `유령'은 최소 3명 이상이라고 밝혔다. ZDF는 독일 법의학자 디터 부만 등 전문가들이 자사가 소장한 지난 60년대 이후 후세인의 사진 450장을 정밀 대조해 가짜를 가려냈다면서 그동안의 가짜 후세인 소문을 명백히 입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부만은 유령들은 선천적으로후세인과 외모가 비슷하며 이 가운데 일부는 성형수술을 해 진짜 후세인과 너무도흡사하고 아주 세부적인 용모만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에서 또 이비인후과 전문의 모슬렘 알-아사디는 "이라크 TV에 등장하는 사담과 다른 인물들, 다시말해 진짜 사담과 `유령' 사이에는 귀의 모양과 코의 두께 등 신체적으로 5가지 다른 점이 있다" 고 말했다. 부만은 미국 연방수사국(FBI)도 인정한 신원확인 기술을 이용해 분석한 결과 지난 1998년 이후의 방송 필름이나 사진에는 가짜만 등장하고 진짜는 더이상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21일 이라크 방송에 보도된 혁명의회 회의 장면에는 놀랍게도 4년 만에 진짜 후세인이 등장했다고 덧붙였다. 전직 이라크 비밀정보기관 수장을 지냈으나 지금은 반체제인사인 바피크 알-사마라에는 "이 `유령들'은 이라크 전역을 누비며 국민들이나 군 관계자들과 접촉하던 후세인의 신변보호를 위한 안전 상의 이유로 오래 전부터 활용돼왔다"고 ZDF에 밝혔다. 그는 후세인은 이미 90년대 초반부터 주기적으로 자동차를 교체하고 가짜 후세인들에게 이라크내 시찰여행을 하도록 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