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11 테러가 일어나기 2주 전 미니애폴리스의 한 연방수사국(FBI) 요원이 본부에 자카리아스 무사위에 대한 특별 수색영장 발부를 거듭 요청하면서 "그가 비행기로 세계무역센터(WTC)에 돌진하는 것을 막겠다"고 말했으나 묵살당했다고 의회 조사책임자가 24일 증언했다. 9.11 테러 이전에 체포된 프랑스 국적의 무사위(34)는 지난해 8월17일 비행학교에서 점보 제트기의 모의 조종장치를 임대하려다 수상히 여긴 학교 직원들의 신고로 이민법 위반 혐의로 미네소타에서 붙잡혔으며 '20번째 테러리스트'로 9.11 테러 계획에 깊이 가담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엘리노어 힐 상하원 정보위 합동 조사반장은 의회에서 다른 여러 사례들과 함께무사위 사건에 대해 증언하면서 당시 무사위의 행적을 수상하게 여긴 미니애폴리스 FBI 요원이 여러 차례 무사위의 컴퓨터를 조사하기 위해 본부에 수색영장 발부를 요청했으나 계속 거부당하자 무사위가 비행기로 WTC에 돌진할 가능성까지 언급했다고 말했다. 이 요원은 실제로 무사위가 항공기를 이용한 테러를 계획하고 있다고 믿지는 않았지만 FBI 본부가 하도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자 짜증이 난 나머지 "비행학교 학생인 무사위가 비행기를 몰고 WTC로 돌진하는 것을 막겠다"고 말했으며 이에 대해 본부측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가 테러리스트인지 우리는 모른다. 그가 테러리스트란 것을 입증할 증거도 충분치 않다. 그런 종류의 비행기에 관심을가진 사람도 있다"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 힐 반장은 또 지난 해 7월 한 FBI 요원이 오사마 빈 라덴이 테러리스트들을 미국에 보내 비행훈련을 받도록 할지 모른다고 본부에 경고했으나 이 역시 묵살당했으며 본부측은 관계자들이 미국내 비행학교에 재학중인 중동계 학생들의 신원을 파악하려 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상할 정도로 많은 중동계 청년들이 비행학교에서 훈련을 받고 있음을지적한 애리조나주 피닉스 FBI 지부 요원의 이른바 `피닉스 메모'와 무사위의 체포,그리고 당시 일반적인 테러경계 수준이 높아졌던 사실을 연결시키지 못한 것은 정보기관의 중대한 과오였다고 말했다. 힐 반장은 "이들 사건의 연관성에 초점이 맞춰졌을 경우 9.11테러를 막을 수 있었을 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미국에 대한 테러공격 가능성에 좀더 주의를 집중시켜 경계수준이 강화됐거나 한층 적극적인 수사 및 정보수집 활동이 이루어질 수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AP.AFP=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