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녹색당이 22일 치러진 총선에서 창당이래 최고의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제3위 정당으로서의 위치를 공고히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의 사민당과의 중도좌파 연정이 지속될 것인지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녹색당과 그 카리스마적 인물인 요시카 피셔 외무장관에게 있어서는 이날은 승리의 밤이었다. 이날 저녁 9시(현지시간) 현재 녹색당의 득표율은 총 유효투표의 8.8%에 달할 것으로 추계됐다. 이는 녹색당이 기록했던 종전의 최고기록인 지난 1987년의 8.3%, 그리고 4년전 총선에서의 6.7%를 훨씬 상회한 것이다. 그리고 녹색당은 창당이래 처음으로 의회에 1명의 후보를 직접 진출시키는 쾌거를 이룩했다. 화제의 인물은 베를린에서 출마한 좌파인사 크리스티안 스트뢰벨레. 그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베를린을 방문중 분데스탁(연방하원)에서 연설했을 때 이에 항의, 의사당을 떠난 인물. 여태까지 녹색당은 독일 유권자들이 각기 던지는 2종류의 표중 개인보다는 정당에 던지는 2번째 표 획득에 전적으로 의지해왔다. 피셔 장관은 열광하는 지지자들에게 녹색당이 이번 총선의 목표들 가운데 8%이상의 지지표 획득, 정당별 득표순위에서 자민당을 누르고 3위를 확보하는 첫 2개 목표를 달성했다고 선언했다. 녹색당의 3번째 목표인 계속적 연정 참여가 이뤄질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 독일에 가장 인기있는 정치인으로 밝혀진 피셔 장관은 "오늘 밤은 격렬한 밤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평화주의와 환경보호를 기치로 내건채 지난 1980년 창당한 녹색당이 그동안 주창해온 자원 재활용, 핵무기 감축, 환경 보호 등은 이미 독일인의 삶에 굳건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 녹색당은 그러나 지난 4년간 집권연정을 유지하기 위해 일부 창당이념에 대해 타협할 수 밖에 없었으며 이때문에 당내 강경파들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베를린 AFP=연합뉴스) hc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