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을 독재자 히틀러에 비유한 '설화(舌禍)'를 둘러싸고 워싱턴과 베를린간 분위기가 얼어붙고 있다. 미국은 세계 자유수호를 위해 테러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는 부시를 우방인 독일이 히틀러에 견주자 격분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일부 공화당 강경파는 주독 미군의 철수론까지 제기했을 정도.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20일 부시 대통령에게 전날 독일 도이블러 그멜린 법무장관이 이라크 공격 문제와 관련해 부시 대통령을 히틀러와 비교한 일에 대해 공식 사과하기는 했다. 슈뢰더 총리는 "법무장관은 나에게 자신이 그같은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확인해줬으며 나는 미국 대통령을 범죄자와 비교해 말하는 사람이 우리정부 안에 있지 않다는 것을 보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미국 정부는 전혀 화해의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앞서 도이블러 그멜린 법무장관은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이 아돌프 히틀러와 나치라는 단어는 사용했으나 부시 대통령을 히틀러에 비유하지는 않았다며 "인용을 잘못해 오보를 낸 기자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설화는 튀빙엔주(州)지역 일간지인 슈베비셰 탁스블라츠가 미국의 이라크 공격과 관련,도이블러 그멜린 장관이 "부시가 국내 정치문제에 대한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것으로 이는 애용돼온 방식이며 히틀러도 그랬다"고 19일 보도하면서 비롯됐다. 장욱진 기자 sorina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