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 행정부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북한 방문이 북미관계 증진의 계기가 될 지여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지만 대북 특사 파견계획은 예정대로 추진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21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고이즈미 총리는 북한 방문을 마치고 난 뒤 부시 대통령에게전화를 걸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미국과 공식 대화를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는 북한측의 메시지를 전하면서 "(미국은) 대화의 길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에대해 "매우 진지하게 이 문제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고이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의 고위 관리들은 고이즈미 총리가 자신의 방북 결과를 지나치게 낙관하고 있다면서 북일 정상회담은 북한의 무기 확산 같은 미국의 관심사를다루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행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우리는 그(고이즈미)가 북한에 갔을 때 그것을 지지했고 그들(일본)이 납치 문제에 관해 다소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었다는 것은 분명하며 그 문제는 일본인들에게 매우 중요하다"면서 "우리 모두가 명심해야 할 것은여러가지 형태의 진짜 위협이 북한에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미국 관리는 미사일 시험 발사 유예는 "긍정적인 조치이지만 희생이 없는 것"이라면서 북한은 "세계 최대의 무기 확산국이기 때문에 대리적으로 미사일을시험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 관리는 또 "북한의 세계에 대한 최대 위협은 그 나라가 미사일 확산을 위한특매장이 되는 것"이라면서 "그래서 우리는 그런 사태를 막을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북 특사인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북한 방문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미국 관리들이 밝혔다. 행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우리는 상황을 평가해야 하지만 켈리가 (북한에)갈 것으로 본다"면서 "그의 방북 시기를 말하기는 어렵지만 몇달 후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과의 관계에 계기를 다시 마련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켈리가 그곳에 간다고 해서 모든 일이 즉각 개선될 것이라고 말한다는 인상은 주고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과의 문제는 매우 어려우며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은 논의를 시작하는 것일 뿐"이라면서 "(켈리의 방북에서) 어떤 돌파구도 기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대영 특파원 k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