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19일 이라크는 핵 및 생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전격 선언했다. 후세인 대통령은 이날 나지 사브리 이라크 외무장관이 유엔총회에서 대독한 서한을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어떤 나라든 이라크를 방문, 자국이 미국의 주장처럼 대량 살상무기를 실제로 보유하고 있는 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후세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유엔 무기사찰단의 복귀 허용에도 불구, 미 정부가 의회에 대(對)이라크 무력사용 승인을 요청하는 등 이라크 공격을 위한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날 유엔총회에 참석한 각국 대표들은 후세인 대통령의 영어 서한 낭독이 끝난뒤 커다란 박수로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후세인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의 대량 살상무기 문제를 전쟁구실로 삼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무기문제를 미래 세계의 최대 위험요인으로 부각시키고 있으며, 미국민이 이라크 공격계획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이라크가9.11 테러와 연관이 있는 것처럼 암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세인 대통령은 이날 서한에서 "본인은 이라크가 핵 및 생화학무기를 보유하고있지 않음을 여러분 앞에 선언한다"고 밝히고, 특히 "미국 관리들이 금지 물질을 보유하고 있다고 거짓말을 꾸며대고 있는 시설"을 비롯, 이라크내 어떠한 시설의 방문도 허용할 것이라면서 미국의 주장에 우려감을 갖고 있는 국가는 과학 전문가와 정치인을 파견해 달라고 요청했다. 후세인 대통령은 이라크가 더이상 핵무기와 생화학무기같은 대량 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음을 투명하게 입증하려는 목적하에 유엔 무기사찰단의 이라크 복귀를 받아들인 것이라면서 "우리는 유엔 무기사찰단이 무엇을 찾아낼 지를 지켜보기위해 여러분과 함께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타하 야신 라마단 이라크 부통령도 이날 이라크가 보유했던 금지무기는 과거 수년간 모두 파괴됐다고 밝혔다고 이라크 국영지 알-이라크가 보도했다. 그는 또 이라크 정부가 유엔에 무기사찰단의 복귀를 제안한 것은 이라크가 대량 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음을 보여줌으로써 "미 행정부가 이라크에 관해 거짓주장을 하고 있음을 입증하려는 진지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유엔본부.바그다드 AP=연합뉴스) 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