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량의 백혈구를 체내에 주입, 악성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腫)의 치료할 수 있다는 실험결과가 나왔다. 미국 국립암협회(NCI)의 스티븐 A.로젠버그 박사 연구팀은 20일 발표될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최신호 인터넷판에 게재한 논문에서 13명의 흑색종 환자에게 증폭림프구(백혈구)를 투여한 결과 4명은 거의 완치됐으며 2명은 종양이 상당히 줄어드는 등 실험에 참가한 13명중 10명이 여전히 생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수년간 암세포에 대항할 수 있는 인체의 면역세포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연구를 진행해오던 로젠버그 박사는 환자의 체내에서 암세포를 압도할 수 있는 항암세포를 대량 배양하는 방법을 알아냈다며 이같은 실험 결과를 공개했다. 로젠버그 박사는 사람이 암세포와 싸울 수 있는 T-세포를 스스로 만들어내긴 하지만 자연적으로 만들어지는 T-세포로는 암세포의 확산을 막기에 역부족이라는 점에서 착안했다. 로젠버그 박사 연구팀은 환자의 몸에서 항암 T-세포를 추출, 이를 수십억개로 배양한 뒤 다시 체내에 주입하는 방법을 택했으며 화학요법을 통해 환자의 자연 T-세포 수를 억제, 새 T-세포를 위한 공간을 확보하는 과정도 거쳤다. 그 결과 2년전 2파운드의 종양을 지녔던 한 어린이는 완치됐으며 다른 2명의 환자는 종양이 사라졌고 또다른 환자 1명은 종양은 99%까지 사라졌다. 또 다른 2명의 환자도 병세가 상당히 진전됐지만 나머지 3명의 환자는 숨졌다. 림프구는 흑색종 표면의 항원을 공격함으로써 암세포와 싸우는 역할을 하지만 체내의 일반색상세포의 항원도 공격한다는 맹점도 지녀 일부 환자는 실험과정에서 피부색이 변하거나 홍채가 더욱 붉어지는 현상을 겪기도 했다. 로젠버그 박사는 실험이 흑색종만을 대상으로 이뤄졌지만 다른 종류의 암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젠버그 팀은 현재 유방암, 전립선암, 난소암 등 다른 암까지도 포괄하는 실험을 준비중이다. 로젠버그 박사는 그러나 "실험결과가 일부에게는 효과를 나타내지 않는 이유를 연구중"이라며 이같은 방법이 일반환자에게까지 적용되려면 적어도 2년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와 유사한 실험을 진행했던 프레드 허친슨 암연구센터의 캐션 이 박사는 "종양을 분간해내는 T-세포의 수를 대폭 늘일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중요한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eyebrow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