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의 무기사찰 수용 결정에도 불구하고 만일 미국이 군사행동을 강행한다면 과연 쉽게 이라크 병력을 제압하고 후세인을 제거할 수있을까. USA투데이 인터넷판은 18일 군사전문가들의 관측을 종합해 전쟁이 발발한다면 미국이 이라크를 이길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이라크의 군사력도 결코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는 결론을 도출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라크의 군사력은 걸프전 직전인 1990년에 비해 눈에 띄게 약화된 것이 사실이지만 정예 공화국수비대가 여전히 건재한데다 생물.화학무기와 이를탑재할 스커드 미사일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느냐가 변수라는 것이다. 국방조사기관 글로벌시큐리티의 존 파이크 소장은 "후세인의 군대는 훈련상태와 장비, 사기 면에서 형편없지만 그렇다고 무시하기에는 너무 큰 규모"라고 말했다. 워싱턴 소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앤터니 코즈먼은 이라크 군이 걸프 연안국 중 가장 강력하고 효율적인 전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 국방부는 이라크의 사찰 수용 발표와 관계없이 후세인 축출을 목표로 한 군사작전 계획을 손질하고 있다. 후세인도 수도 바그다드 주변에 병력을 집결시키고 있으며 미국의 공격시 시가전을 불사한다는 전략을 짜놓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관측했다. 전문가들은 이라크의 전체 병력이 90년의 절반 수준인 42만4천명 수준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라크는 또 걸프전 지상작전에서 수천대의 탱크와 장갑차, 야포를 잃었다. 외부적으로는 유엔의 제재 때문에 지난 10년간 재래식 군사력을 전혀 보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싱크 탱크 외교협회(CFR)의 케네스 폴락 연구원은 이라크가 유엔의 석유-식량 연계 프로그램에서 20억달러를 빼돌려 군비를 구입한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미군의 자만심은 금물이라고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경고했다. 걸프전 당시 미군이 이라크 군을 쿠웨이트에서 몰아내는데 43일이 걸렸다면 이번에 후세인을 축출하기 위해선 훨씬 더 긴 시간과 희생이 따를 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런던 소재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보고서에 따르면 이라크 정규군은 90년 95만5천명에서 현재 37만5천명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이들보다 잘 훈련된 후세인의 친위부대인 공화국수비대가 약 8만명이 존재하고 이중에서도 특수부대원으로 분류되는 2만5천-3만명은 훨씬 위협적이다. 여기에 수천명의 비밀경찰과 군 정보요원들도 언제든 병력에 가담할 수 있다. 공군력은 옛 소련제 낡은 전투기 316대 중 절반 가량이 부품 결함으로 가동될수 없는 상황이며, 비행금지구역 때문에 전투기 조종사들의 훈련 정도도 형편 없는수준이다. 해군 역시 예전에 있던 38척의 구축함이 대부분 퇴역해 현재는 초계정 6척 정도만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생물.화학무기와 스커드 미사일. VX, 사린가스 등의 화학무기와 보툴리누스균, 탄저균 등의 생물무기를 미사일탄두에 탑재해 발사한다면 엄청난 위협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조차 스커드 미사일 보유 규모는 잘 가늠하지 못하고 있으며, 최소 20개에서 최대 80개 정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연합뉴스) 옥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