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은 17일 유엔 무기사찰단 복귀를 무조건 수용키로 했다는 이라크의 입장 표명에 대해 조심스런 반응 속에일부는 환영 의사를 표시했다. 미국의 이라크에 대한 강경입장을 가장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는 영국은 총리실대변인을 통해 "후세인 정권이 그동안 유엔 결의안을 통째로 파기해 왔다"며 경계를늦추지 않는 등 조금 더 두고 보자는 입장을 보였다. 영국 총리실은 "사담 후세인은 오랜 세월동안 상대방을 속이는 수를 쓴 전력을지닌 인물"이라며 "그들이 제안한 것이 진짜 무엇인지 지켜보자"고 논평했다. 그러나 러시아와 중국은 이라크의 결정이 위기를 정치적 해결로 이끌 것이라고환영하는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내 다른 이사국들은 조금더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이번 결정을 환영했다고전했다. 뉴욕을 방문 중인 이바노프 장관은 "우리의 공동 노력 덕택에 전쟁 시나리오를 피하고 정치적으로 이라크 문제를 해결할 여지가 남게 됐다"며 "중요한 문제는사찰단이 실제로 임무를 재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탕자쉬앤(唐家璇) 중국 외교부장도 "이라크의 결정은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바라던 것이었다"며 "중국은 국제사회와 함께 이라크 문제를 유엔의 골격 내에서 정치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는 "경제제재는 후세인에게 고통을 주는 것이 아니라 이라크의 빈민과 노인, 임신부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며 "이라크가 무기사찰에 동의한 이상 제재는 즉각 해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호주도 조심스럽게 환영 의사를 내비쳤다. 존 하워드 호주 총리는 이라크의 사찰 수용을 '전쟁을 피하는 조심스런 첫 발'이라고 환영하면서 "그러나 대량파괴무기위기가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고 덧붙였다. 헬렌 클라크 뉴질랜드 총리는 "표면적으로 이라크의 발표는 어떤 조건도 내걸지않고 있다"며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의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관방장관은 "이라크의 발표는 매우 좋은 것이지만 국제사회는 이라크가 속에 어떤 의도를 숨기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외무장관도 "사찰단과 감독은 정직한사람들에게만 효과가 있는 것"이라며 "부정직한 사람은 이를 속이는 방법을 알고 있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표시했다. 1998년 유엔의 이라크 무기사찰단 단장을 지낸 리처드 버틀러는 "이라크가 사찰단의 자유로운 활동을 허용할 것으로 믿지 않는다"며 "이라크는 과거에도 사찰단 업무를 방해하기 위해 가짜 벽을 세우는 등 은폐를 시도했다"고 강조했다. (런던.모스크바.캔버라.도쿄 AFP.AP=연합뉴스) yung23@yna.co.kr